[And 스포츠] “영국·중국 잡고 반드시 도쿄 올림픽 진출하겠다”

국민일보

[And 스포츠] “영국·중국 잡고 반드시 도쿄 올림픽 진출하겠다”

이문규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

입력 2020-01-24 04:03
이문규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서울 광진구의 자택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문규호는 다음 달 초 중국 포산에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른다. 김지훈 기자

여자농구대표팀이 21일 강화훈련 소집을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승리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한국은 다음 달 중국 포산에서 스페인(6일), 영국(8일), 중국(9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네 팀 중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다. 최근 여자농구 대표팀의 기량이 올라가면서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광진구의 자택에서 만난 여자 농구대표팀 지휘자 이문규(64) 감독은 “비원의 올림픽 진출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영국 반드시 잡아라… 우리팀 상승세

첫 경기 상대인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위 스페인은 버거운 적수다. 분위기가 꺾이지 않으면서도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감독은 “유럽의 경우 선수들의 체격이 정말 좋다. 그중에서도 스페인은 세계 4강 수준의 강팀”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첫 경기니 분위기를 익힌다는 느낌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봐 가며 경기를 운영할 것이다. 영국과 중국이 1승 목표 대상”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FIBA 랭킹 18위로 한국(19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실제 실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 감독은 “영국은 최근에 농구가 크게 발전한 나라다 보니 만만치는 않지만 비집고 갈 틈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영국 선수들을 분석해보니 센터와 포워드가 위협적이더라. 센터 박지수(196㎝)를 중심으로 좋은 수비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상대의 신체적 우위를 스피드로 극복해야한다. 속공과 지공을 오가면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FIBA 랭킹 8위 중국은 아시아 강호로 한국보다 전력상 위로 평가되는 데다 홈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중국을 81대 80으로 누른 경험은 대표팀에게 자신감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은 “분명 쉽지 않은 상대지만 상대의 힘을 빼는 농구를 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수비에서 상대의 실책을 많이 유발해야 한다”며 “공을 빼앗기보다는 상대가 패스를 하려다 어쩔 수 없이 드리블을 하고, 드리블을 하려다 패스를 하게 만드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수 도우미는 배혜윤

팀의 중심은 국제대회, 국내 리그 모두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박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감독은 “농구는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다”라며 “박지수가 중심에서 키맨 노릇을 해야 하겠지만, 다른 선수가 보조 역할을 꼭 해줘야한다”고 전했다. 그런 역할을 해 줄 선수 중 하나로 여자농구(WKBL) 국내 선수 득점 1위(17.3점)인 센터 배혜윤(182㎝)을 들었다. 이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파워포워드로 주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올 시즌 들어와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엄청나게 발달했더라. 이제는 상대에게 리바운드를 뺏기지 않는 의지를 가질 것을 주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력선수들의 활약 못잖게 강조하는 것은 팀 조화다. 이 감독은 “강이슬과 구슬 등 팀에 좋은 슈터들이 많지만 슈터들을 모두 활용하려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 3점슛을 던지는 선수, 중거리슛을 던지는 선수를 구분해 잘 맞춰가야겠다”고 전했다. 이어 “박혜진과 김단비, 김한별 등 베테랑들의 역할에도 기대를 건다”고 덧붙였다.

이문규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11월 1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프리 퀄리파잉 토너먼트 A조 최종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올림픽 암흑기 이제는 끝내야

이 감독은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부터 여자농구 대표팀 코치진에 몸담은 그야말로 대표팀의 산증인과도 같다. 그에게 가장 아쉬웠던 때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다. 당시 3·4위전에서 아쉽게 브라질에 패하며 4위에 올라 메달을 놓쳤다. 코치로 참가한 이 감독은 “시드니 대회에서 메달을 놓친 것이 한”이라고 되새겼다.

지금까지 보면 1984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쾌거를 올린 여자농구 대표팀의 마지막 전성기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추며 여자농구는 원치않는 암흑기를 맞았다. 이 감독도 아쉬움을 진하게 토로했다. 그는 “프로 출범을 했음에도 저출산 및 학생들의 기피현상 등으로 인해 아마추어 선수들의 수급 확대가 되지 않아 선수 선발에 한계가 생겼다”고 10여년의 대표팀 부진 원인을 진단했다. “원래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거의 지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역전이 되고 있어요. 요즘의 일본은 투자를 정말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는 갖고 있던 자산을 빼먹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번 최종예선에 나서는 마음가짐은 비장하다. 이번 대표팀이 암흑기를 끊어낼 수 있는 호기이자 어쩌면 마지막 기회를 맞이했기에 더욱 그렇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태극 마크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고 항상 당부한다”며 “국제 경쟁력이 있어야 국내 여자농구도 살 수 있다.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면 저변 확대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의욕도 하늘을 찌르는 상황입니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올림픽에 진출해 여자농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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