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포교 수법] ‘추수꾼’ 가려내기보다 넘볼 수 없는 교회 만들어야

국민일보

[신천지의 포교 수법] ‘추수꾼’ 가려내기보다 넘볼 수 없는 교회 만들어야

입력 2020-01-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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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목사님들에게 받는 질문이 있다. “수상한 사람이 있는데 신천지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까.” 교회를 허물기 위해 몰래 들어온 신천지 신도가 누구인지 알고 싶은 건 목회자라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신천지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건 쉽지 않다. 잘못하다가 교회 분위기를 완전히 흔들어 놓을 수도, 가라지 뽑으려다가 알곡까지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교회 분위기 자체를 신천지 교인들이 활동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교회에서 활동하기가 어렵다는 걸 감지한 신천지 교인들은 스스로 ‘밭을 버린다’면서 교회를 떠난다. 그리고 다른 추수꾼들에게도 ‘A교회는 너무 활동하기 힘들다’며 정보를 공유한다. 반면 ‘B교회는 활동하기 쉽다’고 알려지면 그곳으로 몰려간다. 신천지가 발 디딜 수 없는 교회가 되려면 어떤 교회가 돼야 할까.

첫째, 성경공부는 재미와 의미가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대다수 교회는 구역·속회, 셀·목장모임에서 성경공부를 한다. 이 과정은 성도들에게 참된 재미와 의미를 주는가. 요즘 성도가 모이면 ‘기승전 부동산’으로 간다고 한다. ‘깔때기 이론’이라고도 한다. 모든 대화가 부동산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 소그룹 모임이라면 조금 더 가치 있고 중요한 내용의 대화가 오가야 하지 않을까. 신천지에 빠진 신도들은 일주일에 하루 2시간씩 6개월을 이만희 교주 세뇌 작업에 필요한 성경공부를 한다. 그런데 그들은 그 성경공부가 너무나 재밌었다고 한다. 교회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성경공부가 재미와 의미를 준다면 성도들은 신천지로 가서 공부할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집에서 밥을 제대로 못 먹으면 나가서 군것질하기 마련이다.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과 똑같은 얘기가 오가고 그게 전부라면 교회 소그룹의 존재 의미는 퇴색된다.

둘째, 성도들에게 요한계시록이 잘 설명되고 있는가. 30년간 신앙생활을 한 A권사가 신천지 센터에서 3개월 동안 성경공부를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성경공부를 아무리 해도 구원자 예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마지막 때에 나타날 진리의 목자 한 사람만 강조했다. 이단이라 생각하고 중단하려 하자 이 생각을 읽었는지 센터 강사가 말했다. “4개월째부터 요한계시록 들어갑니다.”

정통교회에서 30년 넘게 신앙생활을 했지만, 요한계시록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한 A권사는 강사의 말을 듣고는 ‘계시록은 좀 알고 싶어, 이것만 공부하고 바로 나와야지’라고 생각하고 다시 3개월 동안 신천지에서 계시록을 공부했다. 그 결과 A권사는 신천지에 완전히 빠져 2년 동안을 맹신도로 보내게 됐다.

이단들은 이처럼 요한계시록을 미끼로 신자들을 미혹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신천지의 근본적 동력이 되는 요한계시록 해석이 어떤지 그 핵심적 문제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바른 해석법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교회는 반드시 요한계시록에 대한 바른 접근을 통해 계시록에 대한 성도들의 왜곡된 이해를 막고 갈증을 풀어줘야 한다.

셋째, 교회에 대한 사랑이 있는가. 점점 교회 공동체를 사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 언론에 나오는 교회에 대한 뉴스는 부조리하고 부패한 내용이 많다. 한국의 모든 교회가 타락한 집단인 것처럼 비친다. 이때 그리스도의 피로 죄 용서받은 성도들은 같은 하나님의 백성 된 교회를 사랑하는가. 그 백성들이 모이는 교회를 아끼는 마음이 있는가. 그 교회를 지도하는 목회자에 대한 사랑이 있는가. 매스컴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 하는 자부심이 있는가. 정말 어려운 시대지만 교회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는 교회로 이끌어야 하는 게 목회자의 책임이다. 부족해 보이지만 부모의 허물을 대하는 자녀처럼 교회를 끌어안고 기도하며 점진적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가져야 하는 게 성도들의 마땅한 책무다.

넷째, 인생을 걸만한 가치 있는 일이 있는가. 지금까지 필자는 신천지에서 탈퇴한 50여명과 인터뷰를 해왔다. 그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신천지는 무엇이었나.” 성별도, 나이도, 신천지 연차도 다른 50여명에게서는 놀랍게도 같은 답변이 나왔다. “신천지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신천지는 망상적 종교 사기 집단에 불과하지만, 그곳에 빠진 신도들에게는 ‘모든 것’이었다. 정직하게 물어보자. 한국교회 성도들에게는 그렇게 인생을 걸만한 가치 있는 일이 있는가. 썩어가는 구태들을 버리고 좀 더 가치 있고 영원한 일에 인생 시간 물질을 투자하도록 독려하고 함께 빚어가는 교회 공동체라면 능히 신천지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정윤석(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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