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겨우 묶었는데 버리는 값 내라고? 시름에 빠진 연탄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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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값 겨우 묶었는데 버리는 값 내라고? 시름에 빠진 연탄은행

지난해 800원으로 간신히 동결… 매립지공사, 연탄재 무료수거 포기 검토

입력 2020-02-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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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거듭된 연탄가격 인상에 이어 연탄재 수거비용 부과까지 예고돼 연탄가구의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 쌓여있던 연탄재들. 국민일보DB

한 고개 넘으니 또 한 고개다. 연탄 1장 가격이 매년 100원씩 오르다 지난해 800원으로 간신히 동결됐는데, 이번엔 연탄재 수거 비용이 추가로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장당 70~90원씩으로 예고돼 또다시 연탄 가구에 부담이 지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오는 7월부터 연탄 무료수거 정책을 포기하고, 연탄재에 대해 ㎏당 70원 정도의 반입 수수료를 받겠다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말했다. 연탄재는 현재 빈곤층 연료임을 감안해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료로 거둬 간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연탄재를 재활용해 하수 찌꺼기를 처리해 왔는데 새로운 처리 시설이 마련되면서 연탄재가 더는 필요 없게 됐다고 밝혔다.

타기 전 연탄은 3.65㎏, 타고 난 연탄재의 무게는 1~1.3㎏이다. 연탄재 수거비용까지 빈곤 저소득층인 연탄 가구에 부과되면 장당 70~90원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 연탄 가격은 2007년 장당 350원에서 2008년 400원 2009년 500원 2016년 600원 2017년 700원 2018년 800원으로 계속 인상됐다. 지난해에는 연탄은행 가족들의 청와대 앞 1인 시위 등으로 간신히 가격을 동결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정부의 연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연탄재 수거비용까지 더해지면 이중부담이 예상된다.

적용 시기가 한여름인 7월부터라는 점도 문제다. 연탄은 난방이란 계절적 특성으로 11~3월이 아니면 관심을 끌기 어렵다. 허 목사는 “연탄 사용 어르신들과 위원회를 구성해 공사와 지자체를 방문하는 한편 연탄 가격 상승과 연탄재 수거 비용 부과의 이중고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10만347가구로 대부분 월 소득 50만원 미만의 고령 빈곤 가정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정책이 확정되면 당장 수도권 연탄사용 1만여 가구가 영향을 받게 된다. 노령연금과 폐지 줍기 말고는 마땅한 수입원이 없어 기름 대신 연탄난로로 겨울을 나는 빈곤 가정에 겨울철 매달 2만원 남짓으로 예상되는 연탄재 추가 비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허 목사는 “지난해 1월과 견줘 올해 1월 연탄후원 역시 2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연탄 보릿고개를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때 가장 힘들었는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걱정이 추가됐다. 연탄은행은 설 연휴 직후부터 봉사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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