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돈으로 하는 선거? 기독교 가치로 승부하겠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조직·돈으로 하는 선거? 기독교 가치로 승부하겠다”

[정치, 있다 GOD FLEX] <2> 김회재 전 의정부지검장

입력 2020-02-06 00:01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4·15총선 전남 여수을 지역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뛰는 김회재 전 의정부지검장이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 망마로의 선거사무소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여수=강민석 선임기자

흔히 선거 영역에는 유물론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돈 없이 치르는 선거는 필패라는 의미다. 정치적 기반이 없는 신인에게는 더 그렇다고 한다. 4·15총선에서 전남 여수을 지역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김회재(58) 전 의정부지검장도 최근 만난 유명 선거 기획자로부터 “조직, 돈 없이 선거할 생각 마라”는 얘길 들었다. 정치란 것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으니 어느 정도 타협은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김 전 지검장은 “그게 현실일지 몰라도 휩쓸리지 않겠다”며 유혹을 뿌리쳤다.

국민일보 총선기획 ‘정치, 있다 갓플렉스(God Flex)’ 2번째 인터뷰이로 나선 김 전 지검장을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0기로 임관한 그는 제천·군산·안산지청장, 광주지검장을 거쳐 의정부지검장까지 27년 4개월간 검사 생활을 한 뒤 법무법인 ‘정의와 사랑’을 설립했다. 법무법인 여수분소를 겸하는 사무소 입구 맞은편 벽면에는 ‘당신은 하나님의 종입니다’는 고훈 안산제일교회 원로목사의 시가 눈에 띄었다. 김 전 지검장은 ‘가수 싸이를 재입대하게 한 검사’ ‘2016년 기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중 유일한 육군병장’ 등 어떤 수식어보다 하나님의 종으로 불리길 소망한다고 했다.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유명 컨설턴트에게 상담도 받았다고 들었다.

“선거는 처음이니까 찾아가 컨설팅을 받았다. 조직, 돈 얘길 하더라.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게 금품선거, 허위사실유포, 공무원 선거 개입 아니냐.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3무(無) 원칙을 세웠다. 시민들로부터 환영받는 선거를 해보자 다짐했다. 여기에 가장 필요한 건 용기다. 정치 영역에도 하나님이 존재해야 하는데 하나님 없는 선거를 만들어 놨더라. 그게 아니란 걸 입증해보고 싶다. 다들 무난하게 떨어질 거라 생각하더라. 하하.”

-말씀과 다르게 자신감이 넘친다.

“제 성격이 낙관적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다. 신앙이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제 삶을 뒤돌아봐도 그랬다. 깡촌에서 태어나 서울중앙지검에서 초임검사를 했고, 배경도 없는데 기관장을 5번이나 했다.”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원래 있으셨나.

“오래전부터 정치에 꿈이 있었다. 검사 생활을 계속 했지만, 하나님께서 정치 영역으로 부르실 수 있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사실 이번에 출마를 결정할 때 고민이 많았다. ‘로펌이 한참 잘될 땐데 이를 포기하고 정치의 길을 걷는 게 하나님의 뜻일까.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헛고생 아닌가’ 고민하며 기도도 많이 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는 것 같고 응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과감히 내려놨다. 그래서 더 확신이 있다.”

-여수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여수가 고향인데, 이곳의 정치 분열이 심각하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의당은 현재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졌다. 이를 통합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봤다. 호남 정치 전체를 놓고 보면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전환기다. 정치적 역할이나 공간이 훨씬 많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수 진남시장에서 출마 선언을 하셨다.

“어머니께서 평생 생선 장사를 하셨던 곳이다. 어머니는 새벽 3시면 집을 나섰지만, 새벽 기도를 한 번도 빠지지 않으셨다. 검사 시절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소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께서 보여준 삶의 태도 덕분이었다. 어머니께선 제게 늘 하나님 뜻대로 살라고 말씀하셨다. 이를 다시 상기시키려 진남시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검사 시절 강조했던 정의와 사랑도 어머니의 유산인가.

“기독교 가치관을 물려받았다. 정의와 사랑은 인생의 좌우명으로 자리 잡았다. 제가 기관장으로 있는 곳의 복무방침은 늘 ‘사랑으로 정의를 세우는 검찰’이었다. 너무 기독교적 냄새가 나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들 좋아했다. 하나님의 성품이 세상에 통한다는 걸 검사 생활 하면서 깨달았고, 앞으로도 자신 있게 내세워야지 생각했다. 정치 영역에도 이런 가치가 심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조인 출신으로서의 역할도 있을 것 같다.

“여당 내 검사 출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여당에는 검사장 출신 의원이 한 명도 없다. 야당은 많다. 현재 화두인 검찰 개혁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됐는데, 입법이 개혁의 완성은 아니다. 운영을 잘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것이지, 어떤 한 기관을 위한 게 아니다. 조직이 갖고 있는 권한을 잘 분배해서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실제적 형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당정 협의가 필수인데 2004년 노무현정부 초기 대검찰청 수사정책기획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담당했던 경험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좋은 신앙인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기독교 가치관은 최고다. 신학뿐 아니라 철학, 정치, 리더십도 다 여기서 나온다. 유물론이 작동하는 영역에서도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걸 보여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

여수=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