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는 인간학… 개척 위해선 ‘똘끼’도 필요하다”

국민일보

“목회는 인간학… 개척 위해선 ‘똘끼’도 필요하다”

개척목회콘퍼런스 강사 8인 8색 개척기

입력 2020-02-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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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주최 제1회 개척목회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우리 시대, 교회는 왜 필요한가. 이웃한 대형 교회와 우리 교회의 차이점이 뭘까. 이를 1분 안에 성도들에게 압축해 설명할 수 있을까. 질문은 끝이 없고 해답을 찾기 위한 목회자들의 눈빛은 간절했다. 이런 고민을 나누는 한국교회의 최전선, 제1회 개척목회 콘퍼런스를 참관했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4층에 있는 사단법인 크로스로드(대표 정성진 목사) 강의실. 8인 8색 교회 개척 이야기를 나눌 목사들이 강단에 섰고, 새로이 개척을 꿈꾸는 목회자 60여명이 수강생으로 함께했다. 압축적 사역소개 오리엔테이션에서 주어진 시간은 목사 1인당 15분. 경기도 고양 행신침례교회 김관성(49) 목사가 첫 주자였다.

김관성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4년 전 고양 행신동에 개척했는데 4명의 사역자를 둘 만큼 성장했습니다. 다른 것은 없고 저는 심방을 열심히 했어요. 새가족이 오면 다음 주 반드시 만났어요. 한번 만나면 밥 먹고 깊이 있게 인생 이야기 듣고, 제 이야기를 하고 이러면서 다섯 시간씩 보냈어요. 새가족 정착률이 80%를 넘었죠. 매해 100명씩 성도도 늘어가고요. 마음을 담아서 성도들과 대화하고 공감하는 게 성장의 원인인 것 같습니다.”

김종일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선교적 교회를 꿈꾸는 서울 서초구 동네작은교회 김종일(56) 목사가 2번 타자였다. 김 목사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서너 명씩 모인 성경공부를 이끄는 것”이라고 했다. 2007년부터 이렇게 서울 곳곳에서 소모임을 하다 그해 11월 12개 소모임 성도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쓰고 교회를 시작했다. 하나님 선교가 필요한 곳에 건물이 아닌 공동체 교회를 세운다는 방식으로 방배동 산동네, 경기도 광주 이주민센터, 성남 구시가지 동네작은도서관 등을 분립 개척해 교회로 세운 이야기가 전해졌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30~40명 성도들이 계속 분립해 5개까지 교회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광리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경기도 성남 을지대 캠퍼스에서 예배하는 우리는교회 박광리(52) 목사는 “금수저 출신”이라고 농담했다. 이찬수 목사의 분당우리교회에서 찬양 사역자로 일했는데 분립할 때 혜택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분당우리교회의 제자훈련과 다락방 등의 방식을 기계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작은 교회인 만큼 본질만 남겼다고 했다. 박 목사는 “교회의 본질은 복음이며, 핵심은 남을 잘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신형철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네 번째 주자는 충남 계룡 늘사랑교회 신형철(48) 목사였다. 신 목사는 “무명한 교회 무명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2011년 개척 첫해 성찬식을 준비하며 ‘주의 만찬’을 진행한다고 하니 동네 사람들이 밥 먹는 줄 알고 몰려왔다고 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복음방도 들어와 있어 어떤 이는 신 목사의 말을 듣고 신천지에 가서 확인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군인 성도들이 다수여서 2년마다 인사이동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았던 일, 사례비 없이 만둣가게를 세워 목사와 사모, 전도사가 이중직으로 일하며 교회를 유지한 이야기 등이 공유됐다. 신 목사는 “교회는 작지만, 개척 4년 차부터 32주 제자훈련을 해왔고, 성도들에게 어떻게든 뭔가를 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달려온 9년이었다”고 말했다.

유은성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한국어깨동무사역원을 이끄는 유은성(50) 목사는 스스로 “목회 은퇴한 백수”라고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목회자 아버지를 따라 교회를 성장시키고 5~6년마다 다시 새로 떠나는 삶을 반복해 왔다. 이제는 지역 교회가 아닌 교회의 새로운 형태를 개발하는 개척을 한다고 소개했다. 교회 안에서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는 기독교 학교 운영 관련 일을 할 계획이다.

이재학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경기도 오산 하늘땅교회 이재학(47) 목사는 “강원도 횡성 안흥찐빵으로 유명한 지역이 고향인데, 한 번도 신작로나 큰길로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산길 새길이었다”고 했다. 양계농협에서 2년간 이중직으로 일하며 교회를 개척했다. 오산은 수도권에서도 외곽에 있는 전형적인 위성도시다. 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교회론을 연구하며 작은교회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장동학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개척한 지 20년 된 경기도 수원 하늘꿈연동교회 장동학(59) 목사는 “강사 중에 제가 제일 나이 많다. 20년 지나 교회도 커졌는데 나를 왜 이 자리에 부른지 모르겠다”고 시작했다. 장 목사는 “어떤 교회인지 1분 안에 성도들에게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교회는 명료한 목적이 있어야 살 수 있는데, 하늘꿈연동교회는 부부 사역을 중심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장 목사는 “부부를 변화시켰더니 교회에서 여성보다 뒷전이던 남성들이 중심 구성원으로 부상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사람 공부를 강조했다.

조지훈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

마지막은 경기도 고양 기쁨이있는교회 조지훈(47) 목사였다. 조 목사는 “내 목회 철학은 생긴 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바벨탑처럼 규격에 맞춘 것 말고, 돌을 생긴 대로 그대로 가져다 깎지도 않고 제단에 세웠다”고 했다. 외부의 기준과 조언은 중요하지 않고 우리 교회에서 적용 가능한가 아닌가가 핵심이라고 했다. 기쁨이있는교회는 강력한 회중 예배를 강조하며 일산 킨텍스를 빌려 젊은이들을 위한 개방적 예배를 드린 경험이 있다.

개척목회 콘퍼런스를 주관한 정성진(65) 목사는 결론으로 “목회는 인간학”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환경에 맞게 이를 풀어내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개척을 위해선 ‘똘끼’도 필요하다”고 외쳤다. 돋보기 하나로 햇빛을 이용해 불을 일으키는 것처럼 분명한 목적과 초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션 없는 삶은 죽은 삶이란 웅변이 쏟아진 현장이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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