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다양성 품되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 되는 역할해야”

국민일보

“교회가 다양성 품되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 되는 역할해야”

[신년 대담] 국명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

입력 2020-02-11 00:05 수정 2020-02-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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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명호 서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가 지난 4일 교회에서 “크리스천으로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회복’, 기존 상태를 바꾸는 ‘변화’는 전혀 다른 뜻이라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이 두 개의 단어가 누란지세의 한국교회를 살릴 해법으로 제시됐다. 국명호(55) 서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는 지난 4일 교회에서 정진영 국민일보 종교국장과 대담을 갖고 위기의 한국교회에 대해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회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 목사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침례신학대에서 목회학석사, 미국 서던침례신학대에서 목회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2월 여의도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했다.

대담=정진영 국민일보 종교국장

-한국의 침례교회를 대표하는 교회 중 하나인데 대외활동이 거의 없었다.

“일부러 감추려 한 것은 아니다. 우리 교회는 한기만 원로목사께서 1972년 성경공부를 목회철학으로 여의도에 개척했다. 이후 복음적 사역을 감당해 왔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79년 방한해 국회 연설을 앞두고 우리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걸 계기로 많이 알려졌다. 이후 복음 전하는 일에 매진해 일부러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고 저희가 대외 사역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조용히 감당해왔다.”

-올해 교회의 표어가 ‘회복하는 교회’다. 무엇을 회복하는 것인가.

“8년 전 취임한 이후 초대 목사님이 세운 비전을 세분화했다. ‘WORD’다. W(Worship)는 예배의 부흥, O(Only Jesus)는 선교와 전도가 살아있는 교회, R(Recognize the Truth)은 제자 양육, D(Dedication)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나눔을 말한다.

2020년엔 복음의 본질과 성도로서 자부심을 회복하고 성도로서 사회 영향력을 회복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회복하려 한다. 어려운 이때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교회들이 많다. 한국교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변화 가운데 한국교회가 지켜야 할 전통은.

“한국근대사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있었다. 당시 사회 정치 경제 모든 면에서 기독인이 선도적 역할을 감당했다. 그러나 요즘 사회에선 기독교인이 활동하기 어렵다. 정치적인 면에서 특히 더 그렇다. 교회가 바뀌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 돼 크리스천들이 희망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도 세워야 한다. 눈물로 씨 뿌린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는 말씀처럼 선배들이 뿌린 것을 거두지만 말고 우리도 뿌려야 한다. 지켜야 할 것은 예배 중심, 교회 중심, 말씀 중심의 한국교회 신앙 전통이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전통도 지켜야 한다. 그래서 선교한국과 이 시대 숙원인 통일선교, 통일한국을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사역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나.

“통일선교, 선교한국을 위해 직업과 재능을 고려한 각 기관 선교회를 만들었다. 실업인·의료·법조인·카페 선교회 등에서 성도들이 달란트와 후원으로 선교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교회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안에서도 사역들을 감당해 나가도록 추진하고 있다.”

국명호 서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와 정진영 국민일보 종교국장이 지난 4일 대담을 진행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교회에서 파송한 해외선교사가 42명이다. 해외선교의 비전은.

“초대 목사님 때부터 해외선교에 중점을 두고 사역해 왔다. 특히 선택과 집중이라는 관점에서 중앙아시아 사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102개 교회를 세워 중앙아시아침례교총회를 이루고 있다. 중앙아시아신학교도 운영해 214명의 목회자를 양성했다. 102개 교회에서 추천한 신학생들에겐 100% 장학금을 지원하며 지교회를 세워 파송한 목회자들은 5년간 지원한다. 매년 중앙아시아 목회자들의 영적 재충전과 건강한 교회사역을 위한 세미나도 진행한다. 동남아시아 등지에도 이 같은 선교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국내 미자립교회에 대한 관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교회, 형제교회 식으로 교회들을 건강하게 세워가는 중이다. 섬김 사역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작년 ‘나섬봉사단’을 설립했고 NGO 단체와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매년 6월 셋째 주 선교대회 때 모든 성도가 아웃리치를 간다. 작년엔 410명이 13개 교회를 후원했다.”

-중앙아시아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소련의 공산주의가 무너진 뒤 한기만 목사님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는데, 그때 선교사가 들어가 교회를 세운 게 계기가 됐다. 성령의 역사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교회가 세워진 사례는 흔치 않다. 2010년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에서 한국형 선교모델로 소개됐다.”

-올해는 한국사회에 중요한 해다. 총선이 예정돼 있고 6·25전쟁 70주년과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다. 방점을 두는 목회 방침은. 한국교회와 사회에 주고 싶은 메시지는.

“지난해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기독교인은 스스로를 보수, 또는 진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비기독교인보다 높았다. 선악의 개념이 명확하다 보니 중간은 없고 보수와 진보로 갈린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예수님 중심으로 하나 돼야 한다. 교회의 역할이다. 잠언 14장 28절에선 백성이 많은 것이 왕의 영광이라 했다. 많은 의견과 생각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회 안에서 나와 다르다고 대치하는 건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 되는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원칙적으로 지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 문제에 나 몰라라 해선 안 된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때다. 신앙 안에서 모든 것을 회복하고 우리나라의 정체성도 회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의도침례교회도 ‘회복하는 교회’를 표어로 삼은 것이다.”

-기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기독교가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건 반대한다. 다만 정치가 잘못되면 소돔과 고모라처럼 멸망이 온다. 동성애 반대 등에 있어선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전까지는 하나님 말씀으로 바로 서고 교회가 해야 할 것에 대한 선은 지켜야 한다.”

-성도들이 진보, 보수로 나뉘어 갈등하는 걸 고민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많다. 말씀 전할 때 어려움은 없나.

“우리 교회도 연세가 많은 분은 보수성향이 강하다. 진보성향의 성도들도 있다. 이건 다른 교회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발언을 하면 바로 항의가 온다. 그렇지만 성경에 따라 우리 사회에 주는 말씀이고, 정치 지도자에게 주는 말씀이라면 과감히 전한다. 여건 야건 분명히 말한다. 우리 지도자들이 하나님 말씀대로 정치를 해야 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화선교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방향성을 두고 있는지.

“유럽교회는 문화만 남았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국은 지금 문화선교가 꽃을 피울 시기가 됐다. 특별한 달란트를 가진 성도들이 교회 차원에서 기독교 문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성도만을 위한 게 아니다. 지역사회 나아가 모든 크리스천이 공유하는 비전과 사명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나도 성악을 전공했는데 고3 시절 진로문제로 고민할 때 하나님 영광을 위해 음악을 하겠다고 기도했다. 그때는 이렇게 목회자가 될 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기도를 하나님이 이렇게 인도하셨구나 싶다.”

-새해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다양한 상황의 성도들을 위해 항상 기도한다. 성경적으로 보면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걱정 말라고 했는데 걱정들이 많다. 그런 기도를 할 수밖에 없는 성도들의 형편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럴 때일수록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성도의 자리로 가서 부르심 받은 사명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성도들과 특별히 나누고 싶은 성경 구절과 찬송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는 너무 좋아하는 찬양이다. 성경에는 좋은 말씀들이 많지만, 특별히 마태복음 6장 33절을 좋아한다.”

정리=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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