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순종함으로 하나님 마음에 다가가는 것

국민일보

기도는 순종함으로 하나님 마음에 다가가는 것

그러므로 기도하라/송태근 지음/샘솟는기쁨

입력 2020-02-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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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기도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내 의지나 계획, 뜻을 관철하고자 하는 것이 기도의 목표가 돼선 안 됩니다.… 기도는 내 인생의 정권을 교체하는 일입니다.” “바른 기도는 형제의 고통을 공감하는 행위입니다. 기도는 그간 망각했던 이웃의 고통에 우리를 참여시키는 작업입니다.”

서울 삼일교회 목사이자 오르도토메오 아카데미 대표인 저자가 책에서 제시한 기도의 본령(本領)이다. 오로지 기도제목 응답만을 위해 기도하는 이라면 김이 빠질 법하다. 이런 정의는 저자가 일방적으로 내린 게 아니다. 신구약 성경 본문 스무 군데에서 찾아낸 기도의 핵심이자 원리다.


책은 저자가 지난해 삼일교회 새벽예배에서 설교한 내용을 추린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인이 흔히 기도에 대해 품고 있는 오해를 불식시키며 바른 기도를 설명한다. ‘개인의 필요를 아뢰는 기도는 낮은 수준의 기도’라는 의견에 대해선 “하나님은 모든 간구를 날줄과 씨줄로 엮으셔서 그분의 역사를 이룬다”고 말한다. ‘인간의 열심과 하나님 능력을 의지하는 기도가 만나면 뭐든 이뤄진다’는 입장엔 “기도는 의욕과 헌신을 드리는 자리가 아니다. 주의 뜻을 여쭈러 들어가는 자리”라고 답한다. ‘뭐든 하나님이 하시겠지’하며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기도만 하는 이들에겐 느헤미야를 예로 들며 “바른 기도는 계획을 세운 기도”라고 일갈한다. 느헤미야는 고향의 소식을 접한 이후 넉 달째 기도하다, 자신이 섬기던 아닥사스다왕에게 ‘조상의 묘실이 있는 지역의 성을 건축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느 2:1~8) 당대 페르시아 제국에 조상의 묘실을 지키는 문화가 있었으므로 이를 파악해 전략적으로 제안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기도문의 일부인 마태복음 6장 10절에서는 올바른 기도의 예를 확인할 수 있다. ‘나라가 임하고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뤄지게 해 달라’는 기도를 위해선 반드시 주님의 뜻에 순종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 땅은 아직 하나님 뜻으로 충만한 그분의 나라가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순종치 않고 자기 욕심을 관철하고자 기도한다면 출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지도록 감내하는 자세야말로 올바른 기도를 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올바른 기도는 하나님과 인간의 마음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욥과 한나의 기도가 그랬다. 이유 없이 고난을 겪던 욥은 하나님을 원망하다 그분의 음성을 듣고 회개한다.(욥 42:4~5) 하나님은 욥에게 이전 소유물의 갑절을 주고, 자녀는 원래 수대로 7남 3녀를 허락했다. 자녀가 새로 태어났지만, 욥은 잃어버린 자녀를 생각하며 평생 아파했을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기도는 ‘가장 소중한 것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다.… 삶에도 끝까지 되돌려지지 않는 슬픔과 괴로움이 분명 있다. 그 가운데 우리는 독생자를 보내 인류를 구원한 하나님 마음을 발견한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아이 없는 괴로움’을 기도로 호소하다 하나님 마음에 가닿은 경우다. 한나는 아들이 업었고 하나님은 자기 뜻을 옳게 전달할 선지자가 없었다. 기도 가운데 그분의 뜻을 이해한 한나는 아들을 바치겠다고 서원한다. 저자는 “개인의 슬픔이 담긴 기도엔 하나님 마음이 감춰져 있다. 한나의 이야기는 불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슬픔의 기도가 고통의 시대를 위한 해독제가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한국사회의 슬픔을 품고 기도하는지 자문하게 만드는 책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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