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무부는 민변의 비판 태산처럼 무겁게 들어야

국민일보

[사설] 법무부는 민변의 비판 태산처럼 무겁게 들어야

입력 2020-02-14 04:03
법무부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공개를 거부한 데 대해 진보 성향 변호사단체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12일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3일에는 대한변협이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지난 5일에는 진보 단체인 참여연대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중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공소장을 비공개하는 것은 궁색하다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

민변은 공소장 공개 관행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방어권과 국회의 기능 등을 고려해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가 특정 사건에 대해 공소장 제출을 거부하고, 논란이 일자 뒤늦게 제도개선 차원이라고 밝힌 것은 절차상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해당 사건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피고인이 된 사안인데 정부 기관인 법무부가 문제를 제기하고 피고인의 인권을 내세운 것이 논란을 자초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개 소환 폐지 조치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되며 일었던 논란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법무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로 중대한 사안이니 국민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라는 시민단체들의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팀과 지휘라인을 검찰 인사로 분산시키고, 공소장 공개 관행을 임의로 파기하는 식의 행태는 정당성을 스스로 갉아먹는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처럼 많은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할 사안들을 우후죽순식으로 내놓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실추시킨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까라는 속담도 있다. 현 정권에 불리한 사안이면 막무가내식으로 반대하고 나서고 전 정권 때와 180도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면 법치가 설 자리가 있겠는가. 법을 집행하는 정부 기관이라면 태산처럼 무겁게 움직여야 국민이 믿고 따른다.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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