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는 구원자 아니다” 신천지 교주 내연녀 실체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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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는 구원자 아니다” 신천지 교주 내연녀 실체 폭로

김남희씨 개인방송 통해 밝혀

입력 2020-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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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불상의 제보자가 본보에 보내온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와 김 전 대표의 혼인서약서.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필체가 이씨의 것과 일치한다고 봤다. 독자 제공

“이만희는 구원자가 아니다. 그도 죽음을 두려워했고 사후를 준비했다. 이 교주의 허구성과 실체를 알리고자 양심선언 하려 한다.”

사이비종교집단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교주 이만희(89)씨의 내연녀로 알려진 김남희씨가 지난 11일 동영상 재생 사이트 유튜브의 한 개인방송을 통해 이같이 폭로했다. 교주 이씨를 영생불사의 보혜사로 떠받드는 신천지의 허상을 고발한 것이다. 김씨는 신천지의 위장단체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를 역임했다.

김씨는 이날 ‘성경보다 이만희를 믿어야 한다’ ‘이만희는 성경 말씀 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전 신천지 총회교육부장 A씨의 교육내용을 소개했다. 김씨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동안 유엔이나 해외의 각국 국영방송을 통해 이만희를 하나님이 보내준 구원자라 선포하는 등 하나님 앞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대적자의 일을 했다”면서 “하나님과 성령님을 만나고 그 은혜로 변화되면서 사람을 우상 숭배했던 지난 제 과거가 얼마나 큰 죄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신천지는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할 종교사기 집단이다. 이만희는 한낱 평범한 사람이고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아야 할 사람”이라며 “앞으로 이만희가 직접 쓴 편지와 영상 등 실제적인 증거를 통해 그의 허구성을 있는 그대로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단사역 전문가들은 김씨의 폭로가 후계 문제를 둘러싼 신천지의 내분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신천지 신도들은 교주 이씨가 영생불사한다고 믿지만, 이씨는 올해 우리나이 아흔으로 노쇠화가 두드러져 후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전권을 가진 교주가 나이가 들면 후계 구도를 구축하려 하는데 신천지의 경우 그동안 김씨가 유력한 후계자였다”면서 “하지만 점점 내부 갈등이 생기고 후계 구도가 불안정해지면서 차기 이만희를 꿈꾸는 분파가 형성돼 김씨가 축출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씨의 회심에 진정성이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탁 교수는 “김씨가 실제로 신천지의 문제점을 깨닫고 그 실체를 알리고자 한다면 인터넷방송이 아닌 더 공개적인 장소로 나와 한국교회와 협력해 신천지 문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뒤따랐어야 한다”면서 “시간을 두고 앞으로 어떻게 행보하는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주 이씨에 대한 공격만으로는 순수성을 믿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국교회의 이단 사역자들과 연대해 대처하려는 시도가 아직 없는 부분도 석연치 않다.

유영권 한국종교(이단)문제연구소장은 김씨에 대해 더 철저한 회개와 반성을 촉구했다. 유 소장은 “신천지의 실체에 대한 내부 폭로가 한국교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김씨가 정말 회심했다면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당 기간 근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나아가 신천지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모두 밝히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가 2017년 9월 신천지 측이 주최한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3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현대종교 제공

신천지 내부에서는 김씨의 폭로를 두고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간부가 이탈했을 땐 교리를 통해 비판하면 됐지만, 이 교주와 내연관계였고 차기 후계자로까지 예상됐던 김씨의 경우 파급력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종교’를 통해 김씨와 교주 이씨의 혼인서약서로 추정되는 문건이 공개된 것도 당혹감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는 김씨와 이씨가 내연관계임을 부인해 왔다.

탁 교수는 “신천지는 앞으로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 등을 통해 신도 대상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김씨 문제에 조직적으로 대처하며 재정을 확보해 분파 세력을 통제하는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같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일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탁 교수는 “김씨에게 회개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그가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이번 폭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연합해 신천지의 위험성을 사회 전반에 알려 일반인도 경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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