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 파괴하는 성폭력 사건 처리 어떻게…

국민일보

교회 공동체 파괴하는 성폭력 사건 처리 어떻게…

예장통합 워크숍서 처리지침 공유

입력 2020-02-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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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가 13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성폭력 관련 형사 절차의 경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결코 일어나선 안 되지만, 한번 일어나면 한국교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회보다 더 강력한 기준을 도입하고 교회와 노회는 사건 발생 즉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를 우선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처리지침이 공유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국내선교부와 교회성폭력대책위원회는 13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교회 성폭력 사건 처리지침 워크숍’을 열었다.

예장통합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워크숍 취지를 “지난해 한국교회 관련 기사 23만여개 빅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한 주제가 ‘목회자의 성범죄’였다”면서 “사례가 적더라도 교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나 성폭력 사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침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크숍에는 전국 노회에서 온 목사와 장로 70여명이 함께했으며 동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김영미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가 성폭력 관련 형사 절차의 경향에 관해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어깨동무를 하거나 등을 토닥토닥 혹은 쓰담쓰담 하며 위로하는 접촉도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교회에서 목회자가 슬퍼하는 성도를 위로하기 위해 등을 어루만지는 행위도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변호사는 “경미한 접촉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면서 “‘나의 의도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은 가해자의 변명으로 여겨 고려 대상이 아니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각각 남자와 여자로 고정되지도 않는다. 여성 상관이 “일을 못 한다”며 남자 직원의 배를 볼펜으로 찔러 강제추행 혐의로 처벌된 사례도 있다.

권미주 희망나무 심리상담센터 경기지부 센터장은 교회 성폭력의 특징을 언급했다. 목회자 장로 교사 등 교회 리더와 성도 사이 위계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며, 영적 권위로 포장된 장치가 악용되고, 한 명의 가해자에 의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자임을 인지하기 어려운 그루밍(Grooming) 성폭력 사건도 발생한다. 법적 해결이 어렵고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신앙을 버리게 함으로써 교회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했다.

총회 교회성폭력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미순 여전도회전국연합회장은 지난해 9월 총회에서 채택한 ‘교회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처리지침’을 소개했다. 교회 혹은 당회가 가장 먼저 할 일로는 피해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며 피해자와 가해자를 긴급 격리 조치하는 것을 꼽았다. 이어 교회에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을 심의하며 당회나 공동의회, 노회 등에서 가해자에 대한 조치와 심의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절차를 밟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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