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OECD, 중국 4개 기업 보조금 겨냥 “반도체시장 왜곡”

국민일보

[단독] OECD, 중국 4개 기업 보조금 겨냥 “반도체시장 왜곡”

정부지원 저금리 대출 등 99% 차지

입력 2020-02-17 18:36 수정 2020-02-17 20:5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국 반도체업계의 ‘정부 보조금’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기업들이 보조금 혜택을 과도하게 받고 있고 시장을 왜곡한다고 콕 집었다. 중국 기업이 최근 5년간 받은 정책자금은 48억54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번 조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진행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협상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 협상은 ‘국영기업에 지원하니 문제 없다’는 중국 논리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다시 미·중 무역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OECD는 최근 발간한 ‘반도체 시장 무역 왜곡 보고서’에서 주요 반도체 업체 21곳의 정부 지원 규모를 분석했다. 미국 6곳, 중국 4곳, 대만 4곳, 한국 2곳(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본 2곳, 독일 1곳, 스위스 1곳, 네덜란드 1곳이다. 조사 결과 21곳 가운데 6곳이 2014~2018년 저금리의 정책자금 대출 등의 보조금 49억80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중국의 4개 기업에 집중됐다. 칭화유니그룹(34억 달러)과 SMIC(6억9500만 달러), JCET(6억8800만 달러), 후아홍그룹(7100만 달러)이 받은 금액은 98.9%나 됐다. 한국 SK하이닉스(3400만 달러)나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2400만 달러)와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17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중앙·지방 정부로부터 인센티브와 보조금을 전폭적으로 받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아도 생산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OECD 보고서는 “상업적 고려 없이 지원되기 때문에 공정경쟁 환경을 해친다”고 꼬집었다.

또한 OECD는 21개 업체 대부분이 받는 연구·개발(R&D) 예산 지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2014~2018년에 21개 기업은 360억 달러를 받았다. OECD는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면서도 대기업 직접 지원에 부정적 견해를 붙였다.

OECD가 국제시장이나 무역 왜곡을 야기하는 정부 보조금을 지적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농업과 수산업, 화석연료에 대해서도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무겁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WTO 보조금 협상이 올해 하반기에 닻을 올리기 때문이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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