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포교 수법] 위장교회 전국에 125곳 …복음방 등 포함하면 740여곳

국민일보

[신천지의 포교 수법] 위장교회 전국에 125곳 …복음방 등 포함하면 740여곳

입력 2020-02-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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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조사를 위해 신천지 위장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의 건전한 교단 간판을 달고 있던 교회였다. 주보를 나눠주며 안내하던 사람이 교회로 들어가려던 필자를 저지했다. “누구 소개를 받고 오셨느냐”고 물으며 교회 출입을 막았다. 가로막는 안내인에게 “누구시냐”고 묻자 돌아오는 답이 “부녀회장”이었다. 아파트에는 있어도 교회에는 부녀회가 없다. 대부분 여전도회라고 한다. 공식적으로 교회 내에 부녀회 조직이 있는 곳은 신천지다. 신천지는 요한계시록 4장에 나온 ‘보좌 주위에 네 생물’에 빗대 교회 조직을 원로회, 장년회, 부녀회, 청년회 등 네 가지로 나눈다. 이것이 입에 배 위장교회를 운영해도 부녀회라는 답이 툭 튀어나온 것이다.

이처럼 신천지 위장교회는 감추려야 감출 수 없는 특징 몇 가지를 갖고 있다. 그중 부녀회처럼 신천지 신도들이 쉽게 떼지 못하는 단어들이 있다. 배도·멸망·구원 같은 단어도 그렇다. 이들은 데살로니가후서 2장 3절을 근거로 배도의 사건과 멸망자가 나타난 후 구원자가 나온다고 배우고 가르친다. 그 구원의 실상의 인물이 이만희 교주이기 때문에 늘 ‘배멸구’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다 보니 ‘배도’ 혹은 ‘배멸구’라는 표현이 자신도 모르게 툭 튀어나올 때가 있다.

신천지 위장교회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신앙인이 있다. 교회가 어느 교단에 소속돼 있는지, 목회자가 어디서 신학을 했는지 파악하려는 사람들이다. 신천지 위장교회는 많은 경우 신분을 위장한다. 그래서 교적과 신학 여부도 거짓으로 속인다. 필자가 방문했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위장교회의 경우 신천지 가짜 담임목사가 총신대, 히브리대 출신이라 속여 말했다. 위장교회 전단에 그렇게 이력을 써 놓아 여러 경로로 확인해보니 총신대를 나오지도 않았고 히브리대는 고사하고 이스라엘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신천지 위장교회는 이처럼 거짓을 기반으로 각 지역에 세워져 있다. 2013년 기독신문이 발표한 전국 위장교회 숫자는 67개소다. 구리이단상담소 정보를 토대로 제작한 신천지 위치 알림 앱을 기준으로 하면 2020년 현재 위장교회는 확인된 것만 전국 125개소다. 여기에 복음방과 위장카페 등 신천지 전진기지를 모두 합하면 전국에 740여개소가 있다.

한국교회는 위장교회의 준동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요즘 신천지는 정통 신학교에 전략적으로 신도들을 보내 정통 신학 과정을 마치도록 한다.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명의로 교회를 세우면 외관상으로는 완벽한 교회가 세워진다. 사칭을 넘어 실제 정통 교단 소속 목회자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많아지면 신천지 측은 스스로 정통 교단(노회)에 가입하거나 교단까지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 교단 설립을 하면 인지도가 있는 기관에 가입해 외형상 하자 없는 정통 교단·정통 교회를 만들게 될 것이다.

위장교회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뭘까. 첫째, 정통 교단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 위장교회가 정통 교단 소속이라고 속이면 반드시 법적 절차를 밟아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둘째, 성도들은 교회를 선택할 때 신천지 위장교회가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소속 교단 및 목회자의 신학 여부가 투명하고 정확한 교회를 선택해야 한다.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역교회 연합회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지역교회연합회는 대다수 정통교단 목회자들로 구성돼 있다.

신천지 위장교회는 지역교회 연합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셋째, 성도들은 교회 중심적 신앙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겨야 한다. 누누이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만,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위장교회든, 성경공부센터든 성경공부를 시키게 돼 있다. 검증되지 않은 단체와 사람에게서 성경공부하는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

목회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요즘 ‘능력 전도’만이 21세기 목회의 대안인 것처럼 현상적, 경험적, 체험적 집회에 치중하는 교회들이 일부 있다. ‘말씀만 갖고 성도를 양육하면 부흥이 안 된다. 너무 메말라진다’고 하며 자극적이고 현상적인 집회에 관심을 두는 목회자들이 있다. 그러나 신천지의 급성장은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완전히 사이비, 사기 교리이지만 성경공부만 하고 어떤 기적적 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데 매년 1만~2만명씩 늘어나는 게 신천지다.

정윤석(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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