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절망의 터널 탈출법이요? 서로 더 힘든 사람 손잡아 주는 거죠”

국민일보

[갓플렉스] “절망의 터널 탈출법이요? 서로 더 힘든 사람 손잡아 주는 거죠”

<6> 배우 신애라

입력 2020-02-19 00:01 수정 2020-02-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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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애라 집사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개인사무실에서 “두 번의 입양과 나눔 활동을 통해 우리 가정이 더 큰 행복과 은혜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오늘 무슨 날인데 편지를 쓴 거야?” 배우 신애라 집사는 2018년 12월 15일 큰딸 예은(15)이에게 손편지를 받았다. 엄마의 질문에 큰딸은 “내가 우리 집에 처음 온 날”이라고 답했다. 신 집사는 편지를 읽으며 펑펑 울었다. 큰딸뿐 아니라 옆에 있던 둘째 딸 예진(12)이도 따라 울었다. 두 딸은 모두 신생아 때 입양했다. 신 집사는 큰딸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엮어 그림책 ‘내가 우리 집에 온 날’을 최근 출간했다. 신 집사를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신 집사는 “우리 가정이 입양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긍정적으로 여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했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이 세상 모든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집사는 결혼 전부터 짬이 날 때마다 영아원 봉사를 하면서 입양에 대한 생각을 키웠다. 하지만 예쁜 아이들 가운데 한 명만 입양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선뜻 실행하지 못했다. 그렇게 10개월이 흘렀다.

“영아원에서 한 신생아를 봤는데 밤낮이 바뀌어 낮에 자고 있었어요. 보는 순간 마치 우리 아들의 어린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눈을 뜬 모습을 보고 싶어 아기의 볼을 계속 톡톡 만졌죠.”

신 집사는 집에 와서도 이 아기를 잊을 수 없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내 아기인가 보다’ 하는 마음이 들어 2005년 12월 15일 신 집사는 남편(배우 차인표)과 함께 예은이를 입양했다. 신 집사는 “아들을 임신했을 땐 심한 입덧으로 고생했는데, 임신과 출산의 고통 없이 예쁜 딸을 얻었다”며 “그래도 신생아 입양은 배 아파서 낳은 자식과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 딸도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입양했다. 예은이를 키우며 바쁜 날을 보내던 어느 날 오랜만에 간 영아원에서 또 다른 예쁜 아기를 만났다. 당시 예은이가 어리다 보니 두 번째 입양은 엄두도 못 냈다.

“집에 와서도 그 아기가 계속 생각나는 거예요. 한 달 뒤 다시 영아원에 갔어요. 아기를 안았는데 응가를 너무 많이 해서 물로 엉덩이를 씻겨줬어요. 지켜보던 보육교사가 ‘애라 엄마한테 가더니 3일 만에 응가를 했구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는데 하나님이 이 아기를 주시는구나 싶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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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일 두 번째 입양을 했다. 두 번의 입양 후 신 집사 가정은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고되고 힘든 육아였지만 행복과 보람이 훨씬 더 컸다고 한다.

“여자 형제가 없는 저는 여아선호사상이 강해요. 눈에 띄게 딸들을 예뻐해 아들 정민(22)이에겐 좀 미안했어요. 큰딸을 입양했을 때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신생아를 키우느라 정신없다 보니 아들을 학원으로만 돌린 것 같더라고요. 잘 자라준 게 고마워요. 아들은 두 동생을 하나도 질투하지 않고 너무 예뻐해요. 저런 오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신 집사는 평생 아기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 넷째 아이를 갖고 싶은 기도제목도 있다고 말하며 빙그레 웃었다.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힘드니 혼자 (아이를 양육)하라”고 농담을 던진다고 한다.

“하나님은 누구에게나 긍휼의 마음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전 그 대상이 아이인 것 같고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크리스천이 하나님의 마음을 모른 척하는 건 슬픈 일이에요. 고아 같은 우리를 주님이 입양해 주셨잖아요. 고아와 과부, 미혼모를 돌보는 일에 크리스천과 교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직무유기 아닐까요.”

신 집사 부부는 후원 활동에도 열심이다. 2005년부터 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을 통해 아동 30여명을 후원하고 있다. 신 집사는 2014년 3남매를 데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히즈유니버시티(총장 양은순)로 유학해 기독교상담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가정사역학 박사 과정까지 수료한 뒤 지난해 12월 귀국했다.

신 집사는 “5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자녀들을 돌보면서 쉽지 않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치유와 안식의 시간을 보냈다”며 “앞으로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가정을 찾아주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동안 중단한 연기 활동도 재개한다.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국민일보 청년응원 프로젝트 갓플렉스(God Flex)의 여섯 번째 인터뷰이인 그는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동안 잘해 왔고 장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지금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나보다 더 힘들고 지친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면 어떨까요. 그러다 보면 또 다른 누군가도 내 손을 잡지 않을까요.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터널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더 힘들고 지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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