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질병 무시하고 동선 숨기고… ‘바이러스 온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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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질병 무시하고 동선 숨기고… ‘바이러스 온상’ 역할

왜 ‘코로나19 슈퍼감염지’ 됐나

입력 2020-02-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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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속출함에 따라 신천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20일 전북 신천지 전주교회 입구에 출입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안내 문구가 붙어있는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속출함에 따라 신천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통교회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했던 서울 명륜교회에서는 감염자가 극소수에 그쳤지만, 신천지에서는 슈퍼전파가 발생한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의 반사회적 성격과 사이비 교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타 지역 신도들, 왜 대구에 갔나

신천지 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에는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녀온 신도 중 1명이 의심 증세에 있다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외에도 최소 5명이 대구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니는 또 다른 신도는 대전의 교회에서 한 차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31번 확진자가 집회에 참석한 신천지 대구교회에는 전국에서 83명의 신도가 다녀갔다. 신천지 신도들은 전국 어디에 있든지 지역 신천지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는 기본적으로 12지파를 하나로 본다. 그래서 자신들이 어디에 있든지 수요일이나 주일엔 지역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며 “지난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는 상당수의 타 지파 사람들이 왔을 것이다. 신천지는 이를 공개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장·비밀 장소 공개 꺼려

20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1001명 중 90명이 의심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396명은 연락두절인 상태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연락을 기피하고 연락이 되더라도 동선 노출을 꺼리는 이유가 있다고 봤다. 동선이 노출되면 신천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위장교회’ ‘센터’ ‘복음방’ 등이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신천지 신도들의 모임 참석은 기성 종교와 달리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신천지 모임장소에 오는 신도들은 외부인이 아니라 모두 신천지 신도들이다. 신천지는 정확한 정보를 행정기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감염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천지 활동은 전면 중단돼야 하며 관련 기관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도 “당국에서 신천지 신도 대상 조사를 하겠지만 그들의 말은 거짓일 수 있다”며 “그들은 절대 자신들이 들렀던 곳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 소장도 “정부는 신천지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단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은 신천지가 개방하지 않은 곳까지 모두 찾아서 감염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사회적 시한부종말론

신천지 확진자인 31번 환자는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두 차례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 중이던 31번 환자는 지난 8일 인후통과 오한 증상을 보여 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고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으며 증상도 경미하다”면서 거부했다.

이는 신천지 교리의 ‘육체 영생’ 교리 때문일 수 있다. 소위 ‘신인 합일’ 교리로도 불린다. 신천지는 과거부터 “대명천지 신기원이 열린다” “역사가 완성된다”고 주장하면서 ‘합일’을 기대해왔다. 합일이 되면 신도들은 죽지 않는 영생불사의 몸이 된다는 것이다. 몸을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신 소장은 “신천지 신도들은 영생교리를 믿는다. 그래서 병에 걸리는 것에 둔감하다”며 “신도들 사이에서는 병에 걸리거나 사망하면 믿음이 없어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체 영생 교리는 요한계시록 20장 4절과 7장 4절 등의 말씀을 왜곡해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영혼 14만4000과 짐승과 우상에게 경배하지 않은 14만4000명이 조만간 하나로 합쳐진다”는 교리를 확립했다. 신천지 총회 교적부에 등록된 자가 14만4000명이 되면 영계에서 대기하고 있던 14만4000명의 순교자들의 영(신천지는 ‘순영씨’라고도 부른다)과 육계의 14만4000명의 신천지 신도들의 육체가 합일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조건부 종말론인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시한부종말론과 성격은 같다.

하지만 신천지 신도는 이미 20만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5~6년 전쯤 신도 수가 14만4000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한 것처럼 대명천지가 열리지 않았기에 ‘알곡과 가라지’ ‘양과 염소’ 등의 수정 교리를 만들어내 알곡과 양에 들어가야 신인합일에 참여한다는 주장을 편다.

정통교회 주일예배 출석 우려

신천지 신도들은 23일 정통교회를 찾아 주일예배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신천지 측은 방역 당국을 의식해 자체 집회장소를 폐쇄하고 집회를 중단했지만, 대신 정통교회 출석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신도들도 있을 수 있다. 김상길 대전순복음교회 목사는 “‘큰 교회는 둘씩 짝지어 가야 의심받지 않는다’ ‘작은 교회는 의심받으니 피하라’ 등의 지침이 돌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상목 장창일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