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크루즈선’ 된 대구 신천지, 이틀새 43명 무더기 확진

국민일보

‘한국의 크루즈선’ 된 대구 신천지, 이틀새 43명 무더기 확진

396명 연락두절, 역학조사 애로

입력 2020-02-20 18:35 수정 2020-02-20 23: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이 20일 오후 폐쇄돼 출입이 통제돼 있다. 연합뉴스

43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대구 신천지 시설이 ‘한국의 일본 크루즈선’이 돼 가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하며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처럼 감염경로조차 모른 채 집단감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아직도 확진자가 나오는 크루즈선처럼 대구 신천지발(發) 코로나19 확산이 현재진행형일 개연성도 다분하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70명 중 신천지 신도가 43명이나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이 지역 최초의 확진자였던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집회에 참석했다 감염된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천지 신도들 중 누군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신도 전체로 퍼뜨린 ‘슈퍼 전파자’였을 것이란 추정이다.

31번 확진자인 60대 여성은 경북 청도도 이달 초 다녀왔다고 역학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들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신천지 시설로부터 100m 떨어진 곳엔 대구지하철 대명역이 위치해 있다. 이들 신도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일요일 집회에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이용객이 5200명에 달하는 이 지하철역 이용객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대구시는 즉각 대명역을 일시 폐쇄하고 일대를 정밀 방역했다.

대구시와 질본은 이 신천지 시설이 사실상 코로나19의 ‘숙주’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전날부터 31번 확진자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던 신천지 신도 1001명을 특정해 전수조사 중이다. 조사과정에서 행적이 파악된 집회 참석인원 중 “열이 나고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유증상자가 90명이나 됐다. ‘전혀 증상이 없다’고 답한 인원은 515명. 그런데 나머지 396명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해당 날짜 집회 참석 후의 행적과 이전 해외여행 이력 등을 조사 중이지만, 진행이 매우 더딘 상태다. 이들의 진술태도가 매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화조차 받지 않는 396명은 행방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31번 확진자와 함께 대구 신천지 시설 집회에 참석했다 집으로 돌아간 신도들도 전국에 퍼져 있다. 전날 전주 1명으로 파악된 데 이어 강원도 연고지로 돌아간 사람이 13명이나 됐다. 경기도 과천으로 돌아간 사람도 파악돼 긴급 감염여부 검사를 받았다.

확진자 중엔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학원 강사, 어린이집 교사도 포함돼 있다. 코로나19는 증상이 없거나 증상 초기에 가장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들이 감염된 줄도 모른 채 학원과 어린이집에 출근했다면 학생과 어린이, 학부모들조차 감염원에 노출됐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일단 대구시는 이들이 신천지 신도였는지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은 신천지 유증상자 90명을 자가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확진자 2명이 일하던 수성구 만촌동 소재 아트필미술학원(원생 7명)과 동구 소재 하나린어린이집(교사 20명, 원생 150명)을 폐쇄하고 수강생과 원생 전원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경북도도 신천지 대구시설에 다녀온 83명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천지 신도 5명이 지난 11일 청도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25명의 어르신에게 이발봉사를 한 사실을 파악하고 긴급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대구=김재산 최일영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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