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말뿐인 활동 자제령… 교회 잠입 시도 속출

국민일보

신천지, 말뿐인 활동 자제령… 교회 잠입 시도 속출

몰래 예배당 진입하려다 제지 당해

입력 2020-02-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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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한 신천지 위장교회 입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8일 방역 후 폐쇄됐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지난 21일 신도들에게 공지한 글에서 ‘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하자’고 지시한 만큼, 이들의 온라인 포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주원인으로 몰리면서 잠시 주춤할 순 있지만, 신도들은 ‘포교 없인 구원도 없다’는 신념을 목숨처럼 받들기 때문에 포교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개인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 등을 보내 1대1 채팅 포교를 하는 게 신천지의 온라인 전략”이라며 “비대면으로 친분을 쌓은 뒤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면 ‘추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신천지는 그동안 ‘S라인’ ‘희소식’ 같은 신도 전용 애플리케이션, 팟캐스트 방송 ‘하늘팟’ 유튜브 채널 등으로 내부를 관리하고 사고를 획일화해왔다”며 “주요 교육 시설이 노출됐기 때문에 당분간 온라인을 최대한 활용해 내부 결속을 다질 것”이라고 전했다. 탁 교수는 “우려스러운 것은 신천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신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슬람국가(IS)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를 유발한 것처럼 신천지 교리에 세뇌된 신도가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교주 이만희와 신천지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이만희가 이번 사태를 ‘마귀의 짓’으로 규정한 것은 책임을 외부로 돌려 내부의 신도들을 통제하기 위한 술수”라며 “행정적으로 지도부를 압박해서라도 조직 및 개인적 포교까지 모든 활동을 멈추도록 해야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신도들이 은밀하게 오프라인 교류를 이어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진 회장은 “아무리 위급해도 신천지 내부에서 포교 대상자에 대한 ‘친교 유지’ 지침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암암리에 진행되는 오프라인 만남,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대상자 포섭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주일인 23일에는 전국의 정통 교회 곳곳에서 신천지 신도가 몰래 예배당에 진입하려다 제지당하는 일이 다수 발생했다. “모든 신도들에게 ‘외부활동을 자제하라’고 공지했다”는 신천지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교회에선 한 여성이 신원을 확인하려던 부목사에게 “구역 활동만 해서 담임목사 얼굴은 잘 몰랐다”고 얼버무리다 적발된 사례도 나왔다. “죄송하지만 나가 달라”는 요구에 안 나가겠다고 버티던 이 여성은 괴성을 지르며 예배당을 떠났다. 이 교회에는 이날 오전 예배에도 신천지로 추정돼 경계하고 있던 외부인 등 2명이 찾아왔다가 교회의 출입통제로 돌아갔다.

이 교회 담임 A목사는 “주변 목사들도 주일에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면서 “신천지 신도들이 지역 교회로 흩어지고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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