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사] 정체 드러나는 코로나19

국민일보

[이슈&탐사] 정체 드러나는 코로나19

“잠복기 짧고 3~4일 내 감염 가능… 대중교통 감염 거의 없어”

입력 2020-02-25 18:43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모습.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가면서 국내에서 진행된 역학조사에 바탕한 질환의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는 발병 첫날부터 감염력이 상당히 높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감염된 경우는 거의 없다. 정부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의 24, 25일 브리핑에 이런 내용이 숨어 있다.

①발병 첫날부터 감염력 세다=정 본부장은 25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방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발병 첫날이나 둘째 날부터 감염력이 상당히 높고 경증 상태에서 감염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가벼운 상태에서 감염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감염된 사람들이 계속 활동하면서 추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 본부장은 “이 때문에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산발적 사례들이 계속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역학조사를 해 보니 대부분 잠복기가 3~4일로 굉장히 짧았고 3~4일 이내에 접촉하신 분들에게서 발병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도 이제는 ‘과학적 사실’로 의료진에게 받아들여진다. 체온 측정만으로는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②“아직은 버스·지하철 감염 사례 없어”=정 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대중교통 수단이나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확진되는 사례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역학조사에서 버스나 지하철 내 감염으로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는 말로 해석된다.

실제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은 종교 모임과 병원, 식사 자리, 가정 등 같은 공간에서 밀접 접촉을 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정 본부장은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 좀 더 밀접하게 반복적으로 노출된 접촉자를 중심으로 하루 이내 찾아 신속하게 격리하는 쪽으로 역학조사와 조치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에서 택시기사에 의한 감염 사례가 있으므로 무조건 대중교통에서 감염 확률이 낮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③어린이, 청소년은 증상 심하지 않아=국내에서도 영·유아와 청소년 환자는 증세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본부장은 “경기도 김포 16개월 아이와 대구 4세 아이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어린 환자들은 증세가 있어 검사를 받은 게 아니라 확진자의 가족으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중국 코로나19 환자 4만여명의 통계 분석을 보더라도 19세 이하 비율은 2% 정도이며 대부분 증상이 가볍다”면서 “그래도 계속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④“기저질환 없어도 중증으로 발전 가능”=다만 해외 의료진은 코로나19가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도 급격히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발병 9일째 피로와 호흡곤란으로 입원해 폐 손상이 일어난 지 5일 만에 사망한 50세 남성의 사례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초기에 가벼운 오한과 마른기침만 있어 계속 일을 했다고 한다.

최초로 코로나19에 대해 경고했다가 본인이 감염돼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34)도 급격히 중증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사망 전날까지 근무를 한 경주의 40세 남성이 비슷한 사례로 의심된다. 그의 시신은 화장 처리돼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수 없게 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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