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실 된 공포’ 코로나19 병상 없어 죽었다

국민일보

대구 ‘현실 된 공포’ 코로나19 병상 없어 죽었다

확진자 1000명 넘어 병상·의료진 확보 비상

입력 2020-02-27 18:55 수정 2020-02-28 10:33
26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이 이송 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한 병상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입원하지 못해 대기하던 확진자가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구 전체 확진자가 1100명을 넘어서면서 음압병상과 의료진 확보에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들이긴 하지만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상황이 상시화되고 있어서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오전 9시 현재 대구 전체 확진자 1132명 가운데 447명만 전담 병실에 입원 조치돼 있고, 60%가 넘는 680여명은 자가격리된 채 입원 대기 중이다. 현재 대구시는 기존에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에서 확보한 464병상 외에 대구의료원(49병상), 대구동산병원(63병상), 영남대병원(73병상), 대구가톨릭대병원(75병상),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200병상), 대구보훈병원(89병상) 등에서 549병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대구시가 마련한 1013병상 가운데 음압병실은 33개, 음압병상은 54개다. 이날 중으로 추가 확보한 병상에 일부 환자들을 입원시키기로 했지만 100여명에 그친다. 입원대기 중인 환자 가운데 기저질환, 고령, 고위험군, 코로나19 질환 악화 등에 해당되는 환자를 우선 입원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확진자 증가 추세로 볼 때 이 병상도 모자랄 판이다. 확진자는 신천지 신도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라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건수도 이미 1000건을 넘었다. 이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현재 씨젠과 녹십자에 집중되던 진단검사를 이원의료재단, 서울의 과학연구소(SCL)로 확대한다. 입원하지 못하고 자가격리 중 숨진 확진자는 대구 거주 74세 남성이다.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환자는 갑자기 증세가 악화돼 호흡곤란이 왔고, 긴급 이송되던 중 숨졌다. 사망자는 신장이식을 받은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황은 급박하지만 병상 추가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국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다른 지역으로 확진자 이송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중증환자 음압병상을 제공해주기로 한 것 외엔 없는 상태다. 이 지사는 애초 “대구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 어려운 주제”라며 난색을 표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오해다. 중증 환자용 음압병실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가적 차원의 병상 배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자체 간 협의로 (다른 지자체로부터) 협조를 받을 수 있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치료)병상과 의료자원을 분배하고 관리할지 판단해 명령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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