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이단상담 목사 테러 명령… 신천지는 사악했다”

국민일보

“내게 이단상담 목사 테러 명령… 신천지는 사악했다”

열심당원에서 회심한 김충일 전도사가 폭로하는 ‘신천지 실체’

입력 2020-03-06 19:03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김충일 전도사(왼쪽)가 5일 경기도 안산 상록교회에서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에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소속 시절 테러를 가하려 했던 심정을 털어놓고 있다.

그에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신천지를 위협하는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사탄’ ‘마귀’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상부 지시로 테러를 하려고 수차례 시도까지 했다. 상담을 받는 척하면서 상담소를 뒤엎으려다가 신천지의 잘못된 교리가 눈에 들어왔고 회심 후 상담사역자의 길로 들어선 청년이 있다. 김충일(34) 전도사의 이야기다.

그가 신천지에 포섭된 것은 2004년 12월이다. 경북 포항 한동대에 합격한 그는 학교 선배의 소개로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사이비 교리에 심취한 그는 구역장, 섭외부장, 전도부장, 사명자 교육교관, 특전대(전도 특공대) 팀장, 추수밭 총괄서기, 전도교관 등 핵심 코스를 밟았다. 추수밭 총괄서기의 업무는 당시 포항지역 교회에 침투해 활동하는 200여명의 추수꾼으로부터 올라온 보고를 취합해서 상부에 전달하는 것이었다.

오전 6시 새벽예배를 시작으로 포교와 복음방 교육, 섭외활동 후 저녁 활동결과를 보고받았다. 오후 10시 복음방 교사교육 후 당일 활동결과를 신천지 집단 담임에게 보고하고 청년부 포교 전략회의 후 ‘일일 전도활동 보고서’를 작성하면 새벽 2시가 넘기 일쑤였다.

그는 “신천지 교육센터가 1인 시위 때문에 탄로가 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 비밀교육 장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내부 인테리어 공사에 투입돼 막노동까지 했다”면서 “당시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생각에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충일 전도사(앞줄 왼쪽 세 번째)가 2007년 8월 신천지 다대오지파 신도들과 함께 촬영한 단체 사진.

신천지 신도수가 적은 지역에 투입돼 포교 기반을 놓는 특전대 활동을 할 땐 하루 3시간씩 잠을 잤다. 김 전도사는 “종일 포교활동을 할 정도로 몸을 혹사하면서까지 포교에 힘썼다”면서 “지금도 신천지 신도들은 연간 분기별 월간 주간 매일의 목표에 따라 뛰고 있다. 결과를 만들어내라며 포교꾼들을 쥐어짜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그의 빗나간 포교 활동은 한동대 교목실에 포착됐다. 목회자인 부모에게 신천지 활동 사실이 알려진 후 6차례 가출했다. 정체가 노출돼 갑갑함을 느끼고 있을 때 다대오지파의 상부에서 이런 은밀한 지시가 내려왔다.

“너는 어차피 정체가 공개돼 포교 활동을 못한다. 상황이 좋지 않으니 차라리 지금 상황을 이용해 진 목사에게 접근해 테러하고 상담사역을 중단시켜라. 처벌을 받더라도 하나님을 위한 일인데 더 큰 복이 있지 않겠나.”

신천지 교리에 세뇌된 그가 실천에 옮긴 것은 2010년 4월이었다. 김 전도사는 “원래 계획은 진 목사님이 등단할 때 가격하는 게 목표였다”면서 “추후 법적 처벌을 받을 때 의도적인 폭행으로 죄질이 안 좋게 나올 수 있다는 상부 지시에 따라 우발적 범행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했다. 그는 “결국 한동대에서 열린 이단사이비 예방 강연 때 진 목사님에게 팔을 뻗긴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나갔다”고 했다.


영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 미션라이프 홈페이지나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사교(邪敎)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는 김 전도사의 부모가 끝까지 아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생겼다. “이단상담소에서 상담만 받으면 그 후부턴 너의 원대로 해주겠다.” 지파 본부에서도 허가가 떨어졌다. “당당하게 승리하고 돌아오라. 싸워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상담자들까지 신천지로 데리고 와라.”

그는 얼마 후 경기도 안산 상록교회 내 상담소를 직접 찾아갔다. 상담하는 척하면서 침을 뱉고 깨진 창문과 유리컵으로 진 목사를 가격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상담 활동을 중단시킬 심산이었다.

김 전도사는 “처음 상담소에 들어갈 때 ‘신천지 말씀에 일점일획 오류라도 있다면 내 목을 걸겠다’며 기세등등하게 들어갔지만 3주 차부터 ‘신천지가 틀렸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렇게 비늘이 벗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끝까지 붙들고 있던 사이비 종교 교리의 아집을 스스로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다.

안산상담소에서 이단 상담을 하는 김충일 전도사.

2013년 대학졸업 후 해군장교로 복무한 그에게 진 목사는 신학을 제안했다. 올해 총신대 목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재 신학석사 과정 중에 있다. 진 목사와 함께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소속으로 신천지에 빠진 피해자들을 빼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만희 신천지 교주의 기자회견을 본 김 전도사는 “숨 쉬는 것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이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신천지는 수십 년간 축적된 미혹전략을 통합하고 체계화했으며 그 수준은 군대조직 이상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그런데 마치 하나의 종교단체로 허술하게 관리되는 것처럼 자신을 위장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도사는 “구역장-전도교관-강사-담임 강사라는 결재시스템을 통과하지 않으면 포교대상에 끼지도 못한다”면서 “그런데 신천지는 전화번호가 없는 교육생이 있었다고 기자회견장에서 거짓말을 했다. 신천지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기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육체영생 교리에 빠진 신천지 신도들에겐 어떤 충고를 하고 싶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 이후 아마 내부 결속이 더욱 단단해졌을 겁니다. 마귀의 핍박이라고 보겠죠. 거기서 나오는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몸이 아프면 보건소나 병원에 꼭 가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신천지 교리에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이단상담소에서 상담받을 것을 제안합니다. 어쨌든 이만희 교주가 죽으면 대부분 나올 겁니다.”

안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