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ㅉ에서 4분 거리 룸메 구함”… 집단감염 부른 ‘신천지 셰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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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ㅉ에서 4분 거리 룸메 구함”… 집단감염 부른 ‘신천지 셰어링’

국민일보, 신천지 신도 메시지 단독 입수

입력 2020-03-11 04:08
전직 신천지 신도 A씨가 국민일보에 제공한 신천지 신도의 텔레그램 광고. 독자 제공

대구 신천지증거장막(신천지) 신도들이 거주지와 직업 등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집회뿐 아니라 일상생활 상당 부분을 공유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슈퍼전파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일보는 10일 내부자들을 통해 대구 신천지 신도끼리 주고받은 메시지 10여건을 입수했다. ‘부공지창’이라는 제목의 텔레그램방에서는 지난달 19일 자신을 ‘믿음부대’라고 소개한 한 신도가 “남구 대명동 홈플러스 옆 방 3개 아파트가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32만원인데 함께 쓸 자매님을 구한다”면서 “ㅉ(집회장을 이르는 ‘성전’에서 파생된 은어)에서 급하면 4분 거리”라고 광고했다.

한 집에서 신도 여럿이 기거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대구 한 대학 앞에서 ‘신앙의 동역자’를 구한다는 게시물에는 “월세 45만원 쓰리룸에 3명이 살고 있다”면서 “경제력을 아끼고자 룸메이트를 추가로 구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공지를 올린 신도는 “말씀 공부를 마음껏 하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신도끼리 아르바이트 등 구직활동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 장년 신도는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 “오후 1시면 퇴근이 가능해 우리 일(포교)하기에는 딱 좋다”고 말했다. 주급 10만원의 광고 정리나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전현직 신도들은 거주지와 일자리를 서로 공유하는 이유가 신천지 특유의 무조건적인 집회 참석과 포교활동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천지 신도 A씨는 “포교나 집회 탓에 제대로 된 경제활동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최대한 돈을 아끼기 위해 아파트에 여러 명이 사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른 20대 신도 B씨는 “코호트 격리가 이뤄졌던 한마음아파트도 방 2개가 있는 36.3㎡(11평) 정도의 아파트인데, 사명자(중간 간부)들이 집에서 쫓겨난 신도와 함께 살거나 탈퇴 우려자들을 교육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던 신천지 신도 46명이 살고 있는 한마음아파트는 남구 신천지 집회장과의 거리가 1.1㎞에 불과하다.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다. 지난 9일에는 연립주택 한 곳에 모여 살던 신도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방역 당국은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거주지 10곳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는 “(한마음아파트나 다른 거주시설이) 가격이 저렴하고 집회장과 가까워 신도들이 자유의사로 거주하는 것”이라며 “신천지의 거주시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천지 전문가들은 집단감염 가능성이 있는 거주시설이 다른 지역에도 있다고 본다. 윤재덕 종말론사무소장은 “신천지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은 집회장뿐 아니라 생활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신도들이 있는 만큼 역학조사 단계에서 이들의 생활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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