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08년 성폭행 고소도 ‘무혐의’… 김학의 수사 씁쓸한 엔딩

국민일보

[단독] 2008년 성폭행 고소도 ‘무혐의’… 김학의 수사 씁쓸한 엔딩

“주장 신빙성 떨어져… 증거불충분”

입력 2020-03-11 04:03

검찰이 지난 1월 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마지막 성폭행 고소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사를 최종 마무리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지난해 3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수사권고로 ‘김학의 수사팀’이 발족한 뒤 10개월 만에 사건 수사는 종결됐다.

1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학의 수사팀은 지난 1월 20일 여성 A씨가 김 전 차관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치상), 무고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A씨가 윤씨를 강간치상과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 역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로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이 A씨를 성폭행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08년 3월 윤씨가 소유한 강원도 원주 별장의 옷방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앞서 기소된 윤씨의 강간치상 사건 피해 여성인 B씨와는 다른 사람이다. B씨는 2014년과 지난해 검찰 수사에서 ‘원주 별장 동영상’에 김 전 차관과 등장한 여성이 자신이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팀은 지난해 6월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주요 수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과 A씨가 쌍방을 무고로 고소한 사건, A씨가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어져 왔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4월 8일 “만나거나 성관계한 사실이 없는데 과거(2013년) A씨에게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며 A씨를 검찰에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A씨는 “2008년 3월 원주 별장 옷방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이 있다”며 지난해 5월 21일 김 전 차관을 무고로 맞고소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강간치상 등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수사팀은 김 전 차관과 윤씨의 강간치상 등 혐의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 지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에 불기소 처분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사팀은 김 전 차관과 A씨의 쌍방 무고 사건에 대해서는 고심한 끝에 양측 모두에 대해 “무고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각자가 고소하면서 내놓은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지만, 허위인 점을 알면서 일부러 고소했다는 점을 입증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학의 수사팀은 애초 지난해 8월 A씨 관련 사건의 처리 계획을 대검찰청에 최종 보고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국 일가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던 시점과 맞물리면서 처리가 늦어졌다. 10월부터는 수사팀장인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맡았고, 관련 수사를 마무리한 1월 중순이 지나서야 A씨 관련 사건을 결론 지을 수 있었다.

현재 김학의 수사팀은 이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이 남아 공소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차관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이 부장검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수사는 마무리됐고 김 전 차관과 윤씨 항소심이 남아 있다”며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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