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검사 어떻게 되나?”… 靑 행정관의 수상한 전화

국민일보

[단독] “라임 검사 어떻게 되나?”… 靑 행정관의 수상한 전화

‘키맨’ 지목… 2월 복귀 직전까지 계속

입력 2020-03-16 04:05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키맨(keyman)’으로 지목된 금융감독원 김모 팀장이 과거 청와대 행정관 파견 당시 금감원에 “라임 관련 검사(조사)가 어떻게 돼 가느냐”고 수시로 물어본 정황이 포착됐다. 김 전 행정관은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라임 문제를 막아주고 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라임 사태는 투자자 피해가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검찰은 라임 사태를 다중 민생피해 사건으로 보고 진실 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라임 사태의 ‘핵심 키’라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앞서 청와대는 “김 전 행정관이 라임과 관련해 금감원에 어떤 지시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에서 파견된 김 전 행정관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감원 현장검사가 시작된 지난해 8월쯤부터 여러 차례 실무 부서에 검사 진행 상황을 묻는 내용의 전화를 걸었다. 김 전 행정관의 전화는 라임 검사가 마무리될 무렵인 지난 2월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김 전 행정관이 검사 상황을 팀장급 직원들에게 꼬치꼬치 캐묻자 실무 부서에서도 난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파견 청와대 행정관이 주요 검사 진행 상황을 물어보는 것 자체는 문제로 보기 어렵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김 전 행정관이 검사의 진행과 결과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 전 센터장이 김 전 행정관과의 친분을 내세워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은 금감원 검사 정보가 청와대 보고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김 전 행정관에게 금감원에 검사 진행 상황을 물어본 이유를 수차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앞서 장 전 센터장이 근무했던 반포WM센터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액 5조7000억원 중 1조원가량이 판매됐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한 피해자와 만나 “이건 형님한테만 말씀드린다. 이쪽(김 전 행정관)이 핵심 키(key)다. 사실 라임은 이분이 다 막았다”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이 검사 진행 상황을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들과 공유하면서 대응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 장 전 센터장은 김 전 행정관을 지목하며 “(라임 사태 관련) 우리은행 내부 문건이 여기에 들어가는 거였다. 제가 그걸 입수해서 보내고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행정관이 장 전 센터장뿐만 아니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현재까지 잠적 중이다.

김 전 행정관은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치고 지난 2월 말쯤 금감원에 복귀했다. 이후 정기 인사에서 비교적 한직으로 발령났다. 청와대 파견자가 통상 요직에 배치되는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 인사로 평가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무렵 금감원 감찰을 진행하기도 했다. 라임 투자자 측은 김 전 행정관이 금감원 검사 진행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검찰이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지난 9일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직원 2명을 추가로 파견받는 등 수사팀 규모를 키우고 있다. 검찰은 법무부에 검사 추가 파견도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난색을 표했다. 법무부는 이미 일선 청 인력난이 심각해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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