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쥐고 태어난 세대… 음란 정보에 고스란히 노출

국민일보

스마트폰 쥐고 태어난 세대… 음란 정보에 고스란히 노출

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1> 미디어와 차세대

입력 2020-03-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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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족보건협회가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수지선한목자교회에서 개최한 ‘성경적 성교육 10주 강사과정’(ALAF, Awesome Life Awesome Family) 수료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는 미국의 교육학자인 마크 프렌스키가 2001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의미로 태어나면서부터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인터넷, MP3, 스마트폰, 전자게임기와 같은 각종 디지털 기기가 상용화된 환경 속에서 살게 된 세대를 말한다.

2009년 베스트셀러 ‘디지털 네이티브’의 저자인 돈 탭스콧은 베이비붐 세대가 TV라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문화 변화를 주도했다면, 디지털 네이티브는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라고 주장했다.

태어나 보니 이미 세상이 디지털로 둘러싸인 세대, 태어나 보니 손안에 스마트 기기가 쥐어진 세대, 우리의 자녀들을 일컫는 말이 ‘디지털 네이티브’인 것이다.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과제물이나 리포트는 직접 손글씨로 리포트 용지에 적어서 제출했다. 학교 로고와 학교명이 연하게 인쇄돼 있었는데, 과제물은 손으로 적어 내는 게 당연해 이 리포트 용지는 모든 학생의 필수품이었다.

이처럼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개인 컴퓨터가 없다고 삶이 그다지 불편하거나 답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미디어와 상호소통이 없던 라디오, TV 세대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인다. 주변 사람들에게 묻거나 책을 뒤지지 않고도 다량의 지식을 쉽게 손안에 넣는다. 엄청난 경쟁력이 이 세대에게 탑재된 것이다. 그 많은 정보 중 일부는 유용하고 올바른 정보지만 상당량은 거짓되고 반성경적인 정보다. 정보 쓰나미 앞에서 분별력과 절제력을 지닌 기독교 청소년, 정보를 선별 여과해 내는 훈련이 된 크리스천 청소년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 안 청소년은 아직 탐색과 훈련 속에 신앙 자산을 축적 중이며, 인생의 통찰력이 부족하다 보니 신앙생활에도 악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둘째,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사이버 세상에 자신을 노출하는 경향이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생각을 나누는 일에 적극적이다. 자신이 가진 정보나 경험, 의견을 사이버 세상에 공개하는 일이 쉽고 빨라졌다. 잘만 하면 합법적으로 경제적 이윤을 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이버 세상에 자신을 노출하는 과정에서 실제보다 미화하거나 과장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자신이 가본 맛집, 여행 간 곳을 일일이 노출하거나 위험한 쇼를 보여서라도 사이버 세상 속 지지자들, 즉 ‘팔로워’들을 모으는 일에 골몰하곤 한다. 소중하기에 은밀해야 하는 성적 부분까지도 함부로 공유하고 심지어 성관계하는 장면까지 공유한다.

셋째, 자신의 주 양육자나 교사, 목회자가 주는 정보보다 인터넷 서핑을 통해 얻은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날로그 세상, 즉 오프라인 세상이라 불리는 현실 세상 속에서 얻은 정보가 옳은지 다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최종적으로 되묻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자신의 판단은 유보하고 각종 기사의 ‘댓글’을 통해 자신이 취할 입장, 방향성을 얻는 경향도 강해진다.

넷째, 사이버 세상에서 정보나 감정을 공유하는 경우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스마트폰 없이 오프라인의 삶에서는 이렇다 할 인간적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심지어 눈앞에 상대방이 있는데도 그 사람과 직접 대화하지 않고 문자나 SNS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대화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텍스트로서의 사람이 아닌 아날로그 자체인 사람을 접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상대방의 미묘한 표정 변화, 말의 뉘앙스, 섬세하게 관찰할 때 알 수 있는 그 사람의 분위기와 안색 등을 모두 놓친 채 텍스트로서의 인간을 만나는 게 더 편한 것이다. 갈수록 디지털로 대체할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부분까지 디지털로 대체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 역시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이다.

다섯째, 사이버 공간의 성품과 실제 삶의 성품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삶을 살기도 한다.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무기 삼아 상대방에게 서슴없이 언어폭력을 가하고, 성적 호기심과 욕구 해결 및 스트레스 해소 등을 이유로 음란사이트에 접속함으로써 왜곡된 성문화를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거나 퍼뜨리기 쉽다. 종국에는 현실과 사이버 세상을 구별 못 하고 실제 삶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등장하는 등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사이버 일탈은 실제 삶에서의 일탈로 가는 관문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사이버 일탈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청소년기 발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것이다.


김지연 대표

약력=이화여대 약대 졸업, 백석대 중독상담학 석사. 현 백석대 상담대학원 박사과정. 영남신대 대학원 특임교수(가족회복학),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이사, 저서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