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수칙 최대한 지켰는데…” 예배 제한 명령 받은 목사들의 항변

국민일보

“예방수칙 최대한 지켰는데…” 예배 제한 명령 받은 목사들의 항변

구하기 힘든 발열 측정기 미비 등 이유 “교회마다 상황 다른데 같은 잣대 적용”

입력 2020-03-19 00:02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사진=서영희 기자

“60평 가까이 되는 공간에 5명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자연적으로 2m 이상 떨어집니다. 이걸 밀접집회라 할 수 있습니까.”

A교회 B목사의 목소리는 한껏 격양돼 있었다. A교회는 경기도가 지난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며 ‘밀접집회 제한 행정 명령’을 내린 137곳 중 한 곳이다. 발열 검사(사진), 예배 전후 방역 활동을 하지 않아 제한 리스트에 포함됐다. 경기도는 앞서 마스크 착용, 발열 검사, 교인 간 간격 2m 유지, 예배 전후 방역 활동 등을 감염 예방 조건으로 제시하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예배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B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별 상황이 다른데 일률적 잣대를 적용하는 건 옳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A교회는 총 교인이 25명 정도 되는 작은 교회다. 5층 상가 건물 4층에 세 들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마저도 지난 1일부터는 주일 낮 예배를 제외한 모든 예배 모임을 취소하고 가정예배로 대체했다. 주일예배 후 식사 모임도 없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나름 조치를 취한 셈이다.

문제가 된 발열 체크 부분은 교인들 자율에 맡겼다. B목사는 “발열 체크를 하진 않았지만, 발열이 있거나 감기 증상이 있으면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교회에 나오지 말기를 교인들에게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실제 A교회는 3월 이후 예배 출석 성도가 10명 미만이라 했다. 지난 15일 주일예배에는 5명이 참석했다.

방역 문제는 건물주 소관으로 생각해 예배당 청결에만 신경 썼다고 했다. B목사는 “대응을 열심히 해왔는데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기적인 교회로 낙인찍힌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번 주부터는 소독제라도 사서 엘리베이터와 예배당 안에 뿌리겠다”고 말했다.

발열 측정기 미비로 밀접집회 제한 대상에 포함된 C교회도 억울한 사정은 있었다. C교회 D목사는 행정 당국 권고에 따라 발열 측정기 구매를 알아봤다고 한다. 그러나 4월은 돼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포기했다. D목사는 “교회에 오는 이들은 대부분 70대 노인들”이라며 “가정예배문을 만들어 교인들에게 메시지로 보냈는데, 이를 받지 못한 분들”이라고 했다. 그는 “오는 분들을 막을 순 없지 않느냐”며 “7명 앉는 의자에 2명씩 앉는 등 예방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