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企銀 노조의 어처구니 없는 ‘주52시간’ 고발

국민일보

[사설] 企銀 노조의 어처구니 없는 ‘주52시간’ 고발

입력 2020-03-20 04:03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주52시간 근무제를 위반했다며 윤종원 행장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사측이 시간 외 근무를 방지하기 위한 컴퓨터 종료(PC-OFF) 시스템을 강제로 해제해 편법으로 초과근무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노조의 고발은 어처구니가 없다. 최근 기업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야근을 하거나 퇴근 후 대출 서류를 집으로 가져가 업무를 보는 일이 발생했는데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기업은행이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6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업무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영평가 목표 조정, 윤 행장 취임 과정에서 합의한 사항 이행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배경에 깔려 있다고해도 주52시간 위반을 내걸어 고발한 것은 지나쳤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딱한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노조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걸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조와의 합의,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주52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경제 비상시국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끔찍하고 공포스러울 정도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사회적 연대와 노사 간 협력이 필요하고 생존의 위기에 몰린 이웃들,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더 배려해야 한다. 기업은행 노조원들은 자금난으로 속이 타들어 가고 있을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비해서는 사정이 훨씬 나은 사람들 아닌가.

현대자동차가 공장 가동 중단으로 발생한 생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한시적으로 주 60시간까지 늘릴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노조가 적극 화답하길 바란다. 현대차와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 소상공인들까지도 연쇄적으로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상생을 말잔치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길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