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의 막가파식 위성정당 갈등

국민일보

[사설] 여야의 막가파식 위성정당 갈등

입력 2020-03-20 04:02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둘러싼 여야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거대 양당은 아직까지도 세 규합과 공천을 둘러싼 내부 알력 다툼으로 귀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싸움도 때를 가려서 해야 하는 것인데, 참으로 개탄스럽다. 우선 여권에서는 위성정당 창당 과정에서 돌연 파트너를 바꾼 일로 시끌벅적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시민사회 원로들이 주축이 된 ‘정치개혁연합’과 위성정당을 만들려고 하다가 지난 18일 갑자기 다른 단체인 ‘시민을 위하여’를 모태로 비례당을 창당하기로 했다. 시민을 위하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에 앞장섰던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가 주축인 단체다. 총선에서 조국을 재료로 진영 대결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표 결집을 시도하겠다는 속셈이다. 조국 사태 때 공정성 논란에 대해 숱하게 사과했던 여당이 다시 그를 끌어들여 표를 구걸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특히 민주당이 겉으로 흘린 것과는 달리 위성정당 파트너를 슬쩍 교체하는 과정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행태가 꼭 협잡꾼 같다. 특히 결별 과정에서 보인 그의 오만한 태도에 얼마나 상심했으면 원로들이 사퇴까지 요구했겠는가.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마저 “원로에게 서운함을 안겨드린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현재의 (위성정당) 전개가 몹시 민망하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간의 싸움도 못 봐줄 지경이다. 한국당은 통합당이 제시한 비례대표 후보 대신 자체적으로 발굴한 후보를 대거 발탁해 갈등을 벌여 왔다. 결국 통합당 출신이 다수인 한국당 선거인단이 19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부결시키자 한선교 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한 대표는 통합당을 향해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이라고 칭한 뒤 “부패한 권력이 내 개혁을 막아버렸다”고 맹비난했다. 한때는 자매정당 운운하더니 돌연 앙숙 관계로 돌변한 것이다. 결국 탄생되지 말았어야 할 위성정당이라는 꼼수가 또 다른 반칙을 낳더니 이제는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 이 정도라니 정말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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