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통화스와프 다행… 후속대책 필요

국민일보

[사설] 한·미 통화스와프 다행… 후속대책 필요

급한 불 하나 끈 셈… 한계 상황 처한 기업과 서민 대책도 서둘러야

입력 2020-03-21 04:01
한국과 미국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은 급한 불 하나를 껐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한국 경제가 중증에 빠지지 않도록 다른 대책들도 실효성 있게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화스와프는 미리 약정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교환하는 제도다. 이번 체결로 한국은 600억달러까지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게 됐다. 환율이 치솟고 외환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는 안전판 하나를 마련한 셈이다. 환율상승→외국인 주식매각→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2010년까지 운영하며 위기를 넘긴 바 있다. 패닉 상태에 빠졌던 국내 외환·주식시장이 통화스와프 체결로 진정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현재 외환보유액이 금융위기 때보다 두 배가량 많은 4019억달러에 이르고 한·미 통화스와프로 600억달러를 추가로 확보한 것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50조원대의 민생대책을 마련한 것과 상승 작용을 일으키도록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로 부도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구제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이들을 위한 대책이 수없이 나왔으나 문턱이 높고 까다로운 조건이 많아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출을 받아도 빨라야 2∼3개월이 걸리곤 했다. 당장 돈이 급한 곳에 정확히, 그리고 신속하게 자금이 지원돼야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와 항공업계는 지금 한계 상황에 처해있다. 이것 저것 따지며 시간을 끄는 사이 이들 기업이 도산할 경우 충격은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의 신용위기가 금융권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도 나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갑자기 수입이 끊긴 실업자나 비정규직, 일일노동자 등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지원도 절실하다. 이를 재난소득으로 하느냐 재난수당으로 하느냐를 놓고 왈가왈부할 시간조차 없다. 현금이든 상품권이든 쿠폰이든 각각의 실정에 맞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틀에 박힌 정책을 넘어 그전에 볼수 없었던 과감한 정책도 도입하는 정책적 상상력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