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스터트롯’이 한국교회에 주는 도전

국민일보

[기고] ‘미스터트롯’이 한국교회에 주는 도전

입력 2020-03-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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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지구촌 모든 사람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런 공포는 우리나라에서 더 극대화되고 있다. 지금은 해외 어느 나라로도 피할 곳이 없다. 하물며 국내 어느 곳이라고 안전하겠는가. 사람도 믿을 수가 없다. 심지어는 자기 가족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은 교회도 믿을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다.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공포는 철저히 자기중심의 사회를 이루게 할 것이다. 집단적인 공동체 문화는 철저하게 무너지고 개개인 중심, 현물 중심의 사회로 변하게 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교회는 영적인 회복을 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약해져 버렸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미스터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을 아는가. 미스터트롯은 방송 역사상 예능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새로운 포맷 방송이었다. 오죽하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미스터트롯을 보는 재미로 세상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겠는가.

우리는 트로트에 아주 익숙하다. 아무리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노래를 불러도 “아, 저 가수, 저 노래” 하며 당연시했다. 그리고 은연 중 트로트는 올드 포맷이 됐고 전형적인 노래로 여겨졌다. 그러나 방송사는 전혀 다른 형태의 트로트, 즉 21세기형 새로운 트로트의 포맷을 구상했다.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5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고 한다. 그 인력이 프로그램을 설계하는데 3개월, 참가자를 면접하는데 3개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모두 1만2000명이 지원해 그중 101명을 선발했다. 선발기준은 노래도 잘해야 하지만 눈물겨운 사연과 감동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리고 이 101명을 집단 합숙을 시키며 새로운 감성과 이야기를 입혀 노래를 부르도록 훈련을 시켰다. 더 중요한 것은 지상파방송이 간과했던 부분을 종편방송이 황홀한 감동과 전율의 프로그램으로 제작해낸 것이다.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시청자를 3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게 할 정도로 사로잡았겠는가. 최종결선에서 700만명이 넘게 투표하다 서버가 다운돼 버릴 정도였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하고 무릎을 쳤다. 어느 곳으로도 피할 수 없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갈수록 진짜 믿을 수 있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섬기는 교회가 다시 그런 곳이 되게 할 수는 없을까. 일제강점기에 교회가 민족의 소망이었고 산업화와 근대화 시대에 교회가 사람들의 위로처, 피난처가 됐던 것처럼.

문제는 교회의 예배와 메시지에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예배를 드려왔다. 당연하게 드렸던 예배는 그 소중함과 가치를 잃어버리게 했고 강단의 메시지 역시 생명력을 잃고 말았다. 성경공부나 제자훈련도 어느새 매뉴얼화되고 프로그램화됐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코로나 위기에 이렇게 교회의 예배가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단 말인가.

한국교회도 21세기형 새로운 포맷의 교회로 거듭나 보자. 지금껏 당연히 드려왔던 예배를 더 새롭고 전혀 다른 감동의 예배로 바꾸어 보자. 설교에도 다시 한번 생명의 동력을 불어넣어 보자.

지금은 온라인예배의 찬반을 논하기보다 우리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느냐를 고심해야 한다. 같은 교회, 같은 예배, 같은 설교자, 같은 교인이라도 의례적인 매뉴얼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포맷, 새로운 사람, 새로운 마인드로 다시 태어나 보자. 그럴 때 한국교회는 개인중심, 현물중심을 넘어서는 새로운, 그리고 진정한 영적 공동체로 비상할 것이다.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예장합동 부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