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취] ‘레이디’ 부른 허스키·턱수염 스타

국민일보

[삶의 자취] ‘레이디’ 부른 허스키·턱수염 스타

미국 컨트리 팝의 대부 케니 로저스 별세

입력 2020-03-23 04:01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의 팝스타 케니 로저스. 한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그는 60여년간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AP뉴시스

팝스타 케니 로저스(81)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레이디’ 등 숱한 히트곡을 남긴 그는 ‘컨트리 팝의 대부’로 통한 미국의 전설적 뮤지션이었다.

1938년 미국 휴스턴에서 태어난 로저스는 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56년 ‘더 스칼러스’를 결성하면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고교를 졸업한 뒤에는 재즈그룹 ‘더 바비 도일 트리오’, 포크 그룹 ‘더 뉴 크리스티 민스트럴스’ 등에서 활동했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건 77년 발표한 발라드곡 ‘루실’이 히트하면서다. 이 곡으로 로저스는 처음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다. ‘루실’은 로저스의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노래였다.

로저스는 80년 발표한 ‘레이디’로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6주간 1위를 차지했다. 83년에는 미국 컨트리 뮤직의 대모 돌리 파튼과 듀엣으로 부른 ‘아일랜즈 인 더 스트림’으로 다시 ‘핫 100’ 정상에 올랐다. 그래미에서 세 차례나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컨트리뮤직 아카데미상 등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85년에는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해 당대 최고 뮤지션들이 만든 노래 ‘위 아 더 월드’ 제작에도 참여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덥수룩한 수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컨트리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지만 로저스의 음악은 재즈, 포크,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곤 했다. 그가 팔아치운 음반은 1억2000만장에 달한다. 70, 80년대 팝 시장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했다. 89년 첫 내한공연을 가진 뒤 98년까지 틈틈이 한국을 찾아 인상적인 공연을 선보이곤 했다. 한때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요식업계에 진출해 화제가 됐고, 사진과 관련된 책을 출간한 적도 있다.

로저스는 2015년 은퇴 투어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뒤 세계 곳곳을 돌면서 팬들을 만났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2017년 공연을 끝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로저스의 유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례식은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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