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댓글부대, 신분 감추려 ‘과거 세탁’ 나섰다

국민일보

신천지 댓글부대, 신분 감추려 ‘과거 세탁’ 나섰다

네이버 ‘댓글 이력 공개’ 정책 따라 신분 노출 우려 무더기 삭제

입력 2020-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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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 2018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올려놓은 지령문. 신천지를 옹호하는 기사에 댓글을 달고 추천을 하라고 지시했다. 아래는 기사가 게재된 지 1년 5개월 만에 삭제된 댓글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댓글 부대가 네이버의 ‘댓글 이력 공개’ 정책에 따라 과거에 달아놓았던 댓글을 삭제하는 작업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네이버는 지난 19일부터 뉴스 기사에 댓글을 단 작성자의 닉네임과 과거 작성했던 모든 댓글을 공개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22일 온라인에서 한국교회를 비방하고 신천지를 옹호하는 댓글 부대원이 신분을 감추기 위해 댓글을 삭제한 증거를 확보했다.

대표적 사례는 세계일보가 2018년 11월 21일 보도한 ‘교세 불어난 신천지예수교회… 2018년 1만8000명 입교’ 기사다. 이는 신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서 “인터넷 전쟁 승리, http://scj.so/news01, 1.순공감순 정렬-비방 댓글 비추천 누르기, 좋은 댓글 추천 누르기, 2. 댓글 달기”라는 지령에 나오는 기사다.

이 기사의 댓글은 7950개였지만 22일 현재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은 2010개다. 삭제 비율이 25.2%로 타 기사에 비해 높다. 일례로 아이디 mo*****는 2018년 11월 “요즘 청년들은 (신천지에) 편견 없이 용감하군요”라는 신천지 옹호 글을 올려놓고 순공감순 최상위권에 있었지만 지난 17일 돌연 삭제됐다. 아이디 k***와 z***, e***, g***, i***도 최근 10일 이내에 댓글을 삭제했다.

신천지가 두 번째 ‘좌표’로 찍었던 세계일보의 2018년 11월 21일 “(신천지의) 논리적 성경 해석에 젊은 층 몰려” 기사도 마찬가지다. 이 기사에선 4531개의 댓글 중 21.5%에 해당하는 976개가 삭제됐다.

mati***는 원래 “이쯤 되면 무조건 욕할 게 아니라 (신천지에) 왜 몰려드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지난달 25일 돌연 삭제했다. mon1**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교회에 잘 안 가던데 65%가 (신천지) 청년들이라니 놀랍네요”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지난 17일 삭제해버렸다. 이 기사 역시 아이디 isg***, just*** 등이 최근 10일 안에 댓글을 삭제했다.

주기수 경인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 신도들이 1년 5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댓글을 무더기로 삭제하는 것은 댓글 이력 조회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까 봐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천지는 전국에 10만명이 넘는 댓글 부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온라인에서 한국교회를 경멸하는 여론이 만들어지는 것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