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시가격 현실화,정상화로 가는 길

국민일보

[기고] 공시가격 현실화,정상화로 가는 길

임형욱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

입력 2020-03-24 04:05

전국 공동주택 1383만 가구에 대해 한국감정원에 의뢰해 조사·산정된 2020년 공시예정가격이 공개됐다. 다음 달 8일까지 소유자와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하고, 29일 결정공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작년 12월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제고한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공개된 공시예정가격 현실화율은 69.0%로 작년 68.1%에서 0.9% 포인트 상승했다. 공시가격은 각종 조세, 부담금 등의 기준이 되므로 실거래가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공시가격이 시장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현실화율을 제고함으로써 가격공시 제도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은 적절하고도 당연하다. 공시가격이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못해 부동산 공시가격에 대한 불신이 장기간 계속된 점에 비춰볼 때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공시가격이 시장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어야 조세 부담에 있어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고, 부동산 가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투기도 억제할 수 있다. 현실화율 제고에 따라 조세 부담이 늘어난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일부에서 ‘세금폭탄’과 같은 자극적 용어를 사용하면서 마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은 과거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을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실제 납부해야 할 금액보다 적은 세금을 부담해 온 납세자들이 정당하게 납부해야 할 세금을 부담하게 된 데 따른 충격과 불만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현실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국민 신뢰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에서 조세 부담은 결정적 요소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현실화되는 공시가격을 고려해 국회에서 합리적인 조세 부담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맞는 것이다. 공시제도를 정상화하는데 있어서 수반되는 사회적 충격, 불만을 최소화하는 정책적 보완과 입법을 현실화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임형욱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