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쿠데타 세력이라니… 도 넘은 ‘조국 마케팅’

국민일보

[사설] 검찰 쿠데타 세력이라니… 도 넘은 ‘조국 마케팅’

입력 2020-03-24 04:05
범여권의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이 도를 넘은 ‘조국 마케팅’으로 총선판을 흐리고 있다. 급기야 이 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페이스북에 검찰을 ‘야차’(귀신)로 지칭하며 퇴출 대상을 적은 ‘검찰 쿠데타 세력’ 명단까지 공개했다. 명단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해 현 정부 부패 의혹을 수사한 14명의 고위직 검사 이름이 담겨 있다.

현직에 있는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명예훼손 소지는 물론 수사 중인 검사를 압박해 법치주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전 정권의 사법농단 블랙리스트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던 세력이 범여권인데, 그들 스스로 2020년판 보복성 블랙리스트 망령을 불러들이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황 전 국장은 지난 1월까지 조 전 장관이 임명해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지낸 인사다. 만약 명단이 현직에 있을 때 추려졌고 이후 검찰 인사 등에 반영됐다면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황 전 국장은 명단이 법무부 차원에서 작성된 것인지, 개인적으로 만든 것인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아울러 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유권자들에게 4·15 총선을 검찰 심판과 조 전 장관 명예회복의 장으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황 전 국장뿐 아니라 이 당의 다른 인사들도 연일 ‘조국 수호’ 발언을 하고 있다. 아무리 선거운동 차원이라지만 지난해 온 나라를 두 동강 냈던 ‘조국 사태’를 지금 다시 끄집어내 표를 얻겠다는 건 ‘나쁜 정치’로밖에 안 보인다.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고 갈등을 조장해 금배지를 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향후 4년, 또 그 이후의 미래를 놓고 경쟁해야 할 총선이 또다시 ‘과거 전쟁’ ‘조국 전쟁’으로 치러질 것 같아 심히 유감스럽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