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독주택 공시가 산정요인 오류 작년 18만8000여건

국민일보

[단독] 단독주택 공시가 산정요인 오류 작년 18만8000여건

감사원 검증과정서 실제와 다른 용도지역 입력 사례 무더기 발견

입력 2020-03-23 18:48 수정 2020-03-23 20:56

지난해 개별 공시지가와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서 18만8000건이 넘는 토지 및 주택의 특성정보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에서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서울 일부 자치구의 개별주택 456채에서 공시가격 오류 사안을 발견한 뒤 감사원이 개별 토지, 주택 공시가격 산정 과정을 조사한 끝에 드러났다. 특성정보는 토지 혹은 주택의 가격 형성에 작용하는 정보로 여기서 잘못이 발견되면 공시가격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공시가격 오류가 확인될 경우 납세자의 행정소송 등도 예상되는 등 파장이 우려된다.

23일 국토교통부 내부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1월 1일 기준 개별토지 및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18만8114건의 용도지역 불일치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이 산정된 전체 3353만986필지 중 0.56% 수준이다. 용도지역은 도시관리계획을 세울 때 구분하는 지역으로 공시가격을 매길 때 활용된다.

자료를 보면 우선 개별필지에서 약 12만2000건, 개별주택에선 약 6700건의 오류가 발생했다. 이들 오류는 등기부등본이나 토지·건축물대장 등에 명시된 용도와 실제 용도가 달라 토지·주택 특성이 다르게 산정된 것이다.

이런 특성정보 오류는 공시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지난해 정부와 한국감정원이 산정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과 지자체가 책정하는 ‘개별주택’ 공시가격 간 변동률 차이가 컸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서울 8개 자치구의 개별주택 456채에서도 정보가 제대로 산정이 안 되며 오류 사안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456채의 공시가격 오류에도 이번 건처럼 용도지역 불일치와 같은 특성정보 오류로 야기된 사례가 있었다.

국토부는 이번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사람 문제와 검증 시스템 미비’로 결론지었다. 개별 토지·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시·군·구)가 조사를 한 뒤 공시한다. 토지·주택 특성정보를 입력하는 담당자는 용도지역 1, 2 특성 항목을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토지이용계획 정보를 조회한 뒤 입력한다.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잘못 입력하거나 기초 자료가 잘못돼 있으면 실제 수치와 차이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 오류를 검증해주는 전산 시스템도 부실했다는 점이다. 오류가 발생했는지 검증하는 기능이 없어 문제가 있어도 확인할 수 없다. 지자체 공시 담당 공무원은 보통 3~4명에 불과하다. 한 사람이 수만 필지, 수천 채의 주택에 특성 오류가 있는지 일일이 검증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시가격은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 각종 토지 관련 세금의 과세 기준이 되기 때문에 여기서 오차가 날 경우 공평과세의 틀이 흔들릴 수도 있다.

다만 정부는 특성정보 오류가 개별지·개별주택 공시가격 오류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은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검증한다. 또 표준지·표준주택을 기준으로 개별 공시가격이 산정되기 때문에 특성정보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실제 지난해 서울 456채의 공시가격 오류도 사전에 잡아 과세자의 납세에 혼란을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456건의 일부 사례처럼 용도지역 변화만으로 공시가격 인상률이 천차만별로 바뀐 사례가 있다. 그래서 18만8000여건의 오류를 전수조사할 경우 공시가격 오류도 상당수 발견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개별주택 등의 공시가격 산정이 끝나 과세가 종료됐기 때문에 만약 일부 오류로 공시가격 자체가 잘못된 것이 확인될 경우 소송 등 납세자의 저항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사원도 이런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을 다음 달 중 국토부에 권고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흡했던 부분은 추가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선 오류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토부는 우선 검증이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공시가격 기준을 입력할 때 토지·주택 특성정보와 공부 데이터베이스(DB)가 자동 연계돼 입력되는 기능을 도입했다. 또 개별토지와 개별주택 간 특성정보가 일치하지 않으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기능 개선을 통해 올해에는 특성정보 입력 오류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지방자치단체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적 오류’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 검증 기능을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등기부등본 등의 기초 자료에 문제가 있으면 특성정보가 정확하게 입력되더라도 실제 토지·주택의 용도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토지 특성의 경우 아직까지 현장 확인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어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단계가 많다. 입력 담당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도 있어 인적 오류 발생 가능성이 남아 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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