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면수심 조주빈과 가담자들 엄중 처벌하라

국민일보

[사설] 인면수심 조주빈과 가담자들 엄중 처벌하라

입력 2020-03-25 04:03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 사건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박사방’ 운영자의 신상 정보가 24일 공개됐다. 1995년생 조주빈이다. 그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음란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한 뒤 이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채팅방에 올렸다. 온라인뿐 아니라 아이들을 숙박업소 같은 오프라인으로 끌어내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그가 운영하는 채팅방들에는 이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이 들어왔다. 이런 방에 들어와 영상을 보려면 많게는 150만원을 내야 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해 음란물을 본 사람이 무려 26만여명이다. 조주빈은 이런 형태의 방 가운데 가장 악랄한 ‘박사방’을 운영해 억대의 범죄수익을 챙겼다가 구속됐다. 현재까지 나온 피해자가 74명이다. 운영자인 조주빈의 수법도, 채팅방에 가입한 회원 숫자도 충격적이다.

이 사건은 국민일보의 기획 시리즈 ‘성착취 텔레그램 n번방 추적기’(3월 10~13일자 보도)를 통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특별취재팀은 지난해 6월부터 악몽 같던 채팅방에 잠복하며 실시간으로 사라질 뻔한 증거를 모아 이를 신고하고 보도했다. 청와대 게시판에 채팅방 운영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역대 최다인 수백만명이 이를 요구했다. 그 결과 성폭력 범죄 피의자로는 처음으로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됐다.

도를 넘은 인권유린의 장이 된 채팅방 운영자에 대한 엄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채팅방 참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필요하다. 이들도 익명성이란 가면 뒤에 숨어 피해 여성들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흉악범죄에 가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고 분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자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법무부도 대화방 가담자 전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회도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 등 법률 개정에 나서야 한다. 현행법은 처벌 수위가 낮아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소지해도 실제로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범죄자들이 대담하고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는 데에는 설령 잡히더라도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다. 이번 기회에 이런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국가가 나서서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