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게임’ 다운로드 급증… 웃을 수 없는 게임산업

국민일보

‘나홀로 게임’ 다운로드 급증… 웃을 수 없는 게임산업

코로나19 장기화에 걱정·기대 교차

입력 2020-03-27 00: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외출을 극도로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자 게임 다운로드가 증가하는 등 게임 업계가 의외의 호재를 만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게임 산업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마스크를 쓰고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왼쪽 사진)와 칸막이를 설치한 게임사 펄어비스의 구내식당 풍경(오른쪽). 이다니엘 기자, 펄어비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하는 가운데 게임 업계에는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는 와중에도 게임 이용 사례는 되레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외출이 어려워지고 자가격리가 늘면서 집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게임 이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달 마지막 주 주간 게임 다운로드 숫자는 전년 평균 대비 35% 급증해 1500만건 이상의 게임이 다운로드됐다. 전월 대비로는 25%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경우 2월 한 달간 게임 다운로드 비율이 2019년 평균 대비 80% 증가했다. 또한 라임라이트 네트웍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게이머들의 빈지-게이밍(binge-gaming, 한꺼번에 몰아서 게임하기) 시간은 4시간36분으로 지난해 대비 7%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단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으나 중장기로 보면 결국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경제 전반이 침체되고 소비자가 지갑을 닫기 때문에 게임 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경기가 더 나빠지면 사행성 요소를 가진 게임들로 매출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잇따른 오프라인 행사 취소도 향후 매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6월 미국 LA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인 전자엔터테인먼트박람회(E3)는 전격 취소됐다. 앞서 지난달 개최될 예정이었던 대만 타이베이 게임쇼는 6월로 연기됐다. 오프라인 행사가 잇달아 막을 올리지 못하자 유럽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8월)과 일본 도쿄 게임쇼(9월) 또한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오프라인 게임 행사도 대거 취소되는 분위기다. 넥슨은 오는 6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국내 최대 게임 개발자 행사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를 잠정 연기했다. 아직 3개월 넘게 시간이 남았지만 넥슨측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시기를 뒤로 미뤘다. 5월 열릴 예정이었던 플레이엑스포 또한 주최측인 경기도가 지난 20일 취소를 공식화했다. 이 외에 신작 발표회나 유저 간담회 등도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취소되는 추세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게임 개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임사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달 중순부터 재택·순환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개발자들은 슬랙(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업무 논의를 하는 게 일상화돼있다”며 당장의 게임 개발이나 서비스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 개발 일정이 더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케팅 등을 축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중형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만들려면 기획, 디자인, 개발, 퍼블리싱, 마케팅 등이 어우러져야 하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신규 게임 개발·출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도 협업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 대규모 업데이트나 이벤트 등이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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