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못 찾은 올림픽행 티켓 43%, ‘공정 선발’ 숙제

국민일보

주인 못 찾은 올림픽행 티켓 43%, ‘공정 선발’ 숙제

1년 연기 확정에 선수들 혼란

입력 2020-03-26 04:05
세계 육상스타들은 25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20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에 대한 환영과 지지 의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영국 장거리 간판 모 파라(위 사진)는 올림픽 금메달을 든 사진을 앞세워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1년 더 남았다”고 썼다. 아래 사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당시의 사진을 올리고 “옳은 결정”이라며 반색한 엠마 코번 세계육상선수협회 부회장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올여름을 목표로 4년간 구슬땀을 쏟은 각국 선수들은 올림픽의 전례 없는 연기로 혼란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서 이뤄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020 도쿄올림픽 연기 합의는 세계 체육계의 환영을 받았지만, 본선 출전권의 공정한 배분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남겼다.

IOC는 25일(한국시간) 성명에서 “집행위원회가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의 전날 전화 회담에서 이뤄진 합의를 승인했다.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도 집행위의 합의 내용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아베 총리와 나는 개최 시기와 재정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이는 IOC 조정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몫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 내 개최’ 이외의 결정 사안은 없다는 얘기다.

IOC는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의 합의에 따른 첫 단계로 올림픽 33개(정식 28개·시범 5개) 종목 국제단체와 실무자 간 화상 회의를 추진한다. 국내 체육계 관계자는 “IOC가 늦어도 다음주 전에 종목별 국제단체 실무자와 텔레컨퍼런스(화상 회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앞서 바흐 위원장과 33개 종목 단체장들이 IOC 본부 소재지인 스위스 로잔 시간으로 오후 1시에 일제히 모였던 화상 회의와 다르게 각 종목별 실무자가 IOC 측과 일대일로 대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본선 출전권 배분이 비중 있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IOC는 이 회의를 마친 뒤 본선 출전권 배분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 중단된 올림픽 예선은 현재 57%의 진행률을 가리키고 있다. 바흐 위원장과 종목 단체장들이 화상 회의를 가졌던 지난 18일까지 집계된 숫자다. 올림픽 예선은 이미 그 전부터 사실상 ‘올 스톱’ 상태였다. IOC는 이제 나머지 43%의 본선 진출자를 어떻게 선발할지, 혹은 올림픽 예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국내 체육계 관계자들은 IOC가 ‘올림픽 예선 초기화’의 초강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팀 단위의 구기 종목은 올림픽 예선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펼쳐진다. IOC에서 어떤 방식이 제시되도 진행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다만 토너먼트를 재편하면 한국의 야구, 남자 축구, 여자 배구, 여자 농구처럼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국가 종목의 반발이 빗발칠 수밖에 없다. 남자 축구의 경우 만 23세 이하로 제한된 연령의 기준선을 개최 시기에 맞춰 만 24세로 확대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 밖의 종목들은 개인별 선발전이나 세계 랭킹으로 올림픽 출전자를 가려내고 있다. 그 안에서도 방식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복싱의 경우 올림픽 출전권이 선수 개인에게 돌아가는 반면, 태권도는 국가 체육단체에 할당된다. 태권도와 같은 방식을 차용한 종목은 올림픽의 연기에 따라 출전자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근대5종이 있다. 최은종 한국 근대5종대표팀 감독은 “출전자를 압축하는 단계에서 올림픽이 연기됐다. 앞으로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태권도연맹 관계자는 “올림픽 태권도에서 68%의 출전자가 선발됐다. 출전권은 각국 태권도협회의 몫으로 할당돼 있다”며 “큰 틀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연맹 회원국 단체의 결정에 따라 출전 선수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프는 오직 세계 랭킹으로만 올림픽 출전자를 가린다. ‘커트라인’ 안팎에서 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골프는 남녀부에서 각각 60명을 선발하고, 국가별로 2장의 출전권을 배분한다. 다만 세계 랭킹 15위 안에 있는 선수를 상당수 보유한 여자부의 한국, 남자부의 미국은 최대 4명까지 본선에 출전할 수 있다. 당초 6월 29일로 예정된 랭킹 기준일은 올림픽 개최 시기에 따라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세계 랭킹 10위로 ‘올림픽 커트라인’을 붙잡고 있는 이정은은 11위 박인비를 포함한 추격자들과 올 시즌 전반기면 끝날 경쟁을 후반기까지 연장하게 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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