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모의고사

국민일보

[오늘의 설교] 모의고사

욥기 23장 10절

입력 2020-03-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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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그 시간을 지나온 분들이라면 다 아실 겁니다. 개인 시간은 없고 대학입시를 위한 전투만 존재할 뿐입니다.

고3 입시 준비에 모의고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어떤 영역에서 내가 잘했고, 또 어떤 영역에서 부족한지를 파악해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준비 과정이니 모의고사를 조금 못 보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잘 준비하면 되니까요.

저는 지금 이 땅의 교회가 ‘믿음의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혼란스럽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을 선포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두려움이 가득하고 각 나라의 경제활동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해 특정 물건은 배급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온 세계를 이렇게 혼돈에 있게 한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위험하고 지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많이 위험합니다. 특히 우리는 코로나19의 실제 위험보다 더 많은 두려움에 사로 잡혀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두려워하는 이유는 아직 백신과 치료약이 없고,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전염됐을 때 나의 생활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나로 인해 다른 이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회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모임과 사역은 멈췄고 심지어 주일예배도 함께 모일 수 없는 초유의 일들이 일어납니다. 처음엔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그러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황스럽던 마음에 조금씩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보다 훨씬 강한, 영화에서나 봤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 우리가 지나가는 이 길보다 더한 마지막 때가 이루어졌을 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반응하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라면, 이보다 더한 어려움이 올 때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모의고사를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마지막 때를 살고 있습니다”라는 공허한 외침 앞에, 정말 마지막 때가 되면 그 때가 어떠할 지 우리로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보게 됐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지내며 우리의 ‘믿음의 레벨’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생각하며 살아온 나의 믿음이 어떤 모습인지, 내가 말하고 나누었던 믿음이 이런 상황 속에서 믿음으로 나타나는지를 보게 하시고 미리 알게 하셔서, 진짜 시험을 준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봅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절)

이 영적 모의고사를 통해 마지막 때를 잘 준비하는 우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정금처럼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하고 소망합니다.

손경일 목사(새누리 교회)

◇미국 남침례교 소속인 새누리교회는 ‘예수로 새롭게 되어 예수로 새롭게 하는 교회’라는 표어로 북가주 실리콘밸리에서 한 영혼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이민 1.5세대인 손경일 목사는 풀러 신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취득해 찬양사역, 젊은이 사역을 거쳐 지금은 새누리교회를 담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