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갓갓, 지시 안 따르면 더 가혹한 성착취물 강요

국민일보

[단독] 갓갓, 지시 안 따르면 더 가혹한 성착취물 강요

‘갓갓-와치맨’ 대화록 보니

입력 2020-03-27 04:04
‘갓갓’과 ‘와치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왼쪽은 와치맨이 갓갓에게 보낸 9개의 질문이고, 오른쪽은 이에 대한 답변과 이후 둘의 대화 내용이다. 여덟 번째 답변은 드러내기 부적절한 내용이어서 모자이크 처리했다. 텔레그램 캡처

텔레그램이라는 공간에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기 시작한 건 ‘갓갓’이란 텔레그램 ID를 쓰는 인물이다. ‘박사’ 조주빈(25·구속)씨를 비롯해 n번방 또는 유사 n번방을 운영한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거되고 있지만, 갓갓만은 정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다만 그가 잠적하기 전까지 여러 대화방에서 n번방 운영진과 나눈 대화들을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 유추해 볼 수는 있다. 갓갓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편으로 범행을 시작했고, n번방을 떠나던 시점까지도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를 지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특별취재팀은 26일 갓갓과 ‘와치맨’ 전모(38)씨가 지난해 2월 텔레그램 n번방 중 한 곳에서 나눈 인터뷰 형식의 대화내용을 확보했다. 와치맨이 9개의 질문지를 보내고, 갓갓이 그에 대해 짧게 대답하는 식이었다.

갓갓은 “왜 (n번방을) 하게 된 건가”라는 와치맨의 질문에 “일탈”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 다른 대화에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이유에 대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고 답한 적이 있다. 자신의 파렴치한 범죄행각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 일관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n번방 사건을 추적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그가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갓갓이 언급한 스트레스는 수험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다. 공대위는 지난 1월 갓갓과 ‘박사’ 조씨가 n번방이 아닌 다른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를 목격했다. 이 대화에서 갓갓은 “수능 치고 왔다, 내 제자(와치맨)가 잡혔다고 해서 분위기 보러 왔다”고 말했다. 실제 와치맨은 지난해 9월 경찰에 검거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n번방 가해자들 사이에서는 “갓갓이 작년까지 고3이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다만 갓갓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신분을 위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갓갓은 와치맨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20명 수준”에 이른다고 했다. 조씨와의 1월 대화에서는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방법을 자랑스레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을 한 대화방으로 부른 뒤 한 사람이라도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더 가혹한 성착취물을 요구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아직 유포하지 않은 성착취물이 있냐는 와치맨의 질문에는 “말 잘 들은 애(피해자)들은 안 뿌린다”고 답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그때까지 피해자들의 성착취물을 무기 삼아 범행을 지속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갓갓이 일부 대화방에서 입장권을 1만원에 팔았다는 사실도 인터뷰에서 드러나고 있다. 공대위는 갓갓이 이를 현금이 아니라 문화상품권으로 받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갓갓은 입장권 수익에 대해 “70만원쯤 들어왔다”며 “노예(피해여성)들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그간 박사방과 달리 n번방은 금전적 거래가 없었다고 알려진 것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일말의 죄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갓갓은 “미안해. 이제 안할게”라고 답했다. 하지만 “아직 연락하는 피해자가 있냐”는 추가 질문에 “있을 걸”이라고 답하며 범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갓갓을 추적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