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칼럼] 결국 ‘친문·조국 총선’이다

국민일보

[김진홍 칼럼] 결국 ‘친문·조국 총선’이다

입력 2020-03-30 04:08

여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친문 인사를 대거 공천한 건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의미
총선에서 승리하면 ‘조국 수호’ 목소리 커질 듯
유권자들이 답할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은 역시 친문이었다. 익히 예상 못 한 건 아니지만, 민주당의 4·15 총선 공천 결과 박광온 전해철 등 현역 의원 중 친문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단수공천 또는 경선을 통해 선거에 나서게 됐다. 반면 컷오프 또는 경선 패배로 본선행 티켓을 얻지 못한 민주당 현역들은 대부분 친문이 아니다.

올 총선을 계기로 국회 첫 입성을 노리는 친문 인사들도 대거 지역구에 공천됐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등 지역구에서 뛰고 있는 현 정부 청와대 출신들이 수두룩하다. 한병도 전 수석과 함께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도 공천받았다. 재판을 앞둔 친문까지 공천해서인지 지역구 후보 250여명 가운데 비문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한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후보들 역시 친문 색채가 짙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 공동선대위원장, 탈원전 운동가, 전 민주당 당직자 등등. 민주화운동 원로들이 중심인 정치개혁연합 대신 친문 그룹이 주축인 ‘시민을 위하여’와 갑자기 손잡을 때부터 예견됐던 바다. 군소정당을 배려하겠다는 약속은 흉내만 냈다.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 소속 각 1명씩이 금배지를 달게 될 것 같다. 한데 일반인들에게 너무 생소한 두 당의 창당일은 지난 1월과 2월이다.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한 ‘가자환경당’과 ‘가자평화인권당’은 배제됐다. 또 애초 참여의사를 밝혔던 민중당 녹색당 미래당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연합 방식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의원 꿔주기’도 버젓이 실행됐다.

민주당과 ‘한 팀’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에는 ‘친문 중의 친문’ 인사들이 포진했다. 민주당 후보들보다 더 강성이다. 조국 자녀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청와대 비서관, 조국을 조광조에 비유한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열린민주당은 ‘선거 때까지 민주당과 전략적 이별’이라거나 ‘문재인정부 성공을 위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한다. 코드가 비슷한 탓인지, 혹은 선거 후 같은 식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인지,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친문 약진은 ‘조국 수호’를 연상시킨다. 조국 사태는 진보 진영의 분열까지 몰고 왔는데, 그들은 요즘도 ‘조국 무죄’를 주장한다. ‘검찰 개혁=조국 수호’라는 억지 주장도 여전하다. 문 대통령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다. 법을 어겨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검찰에 의해 기소된 이를 상대로 마음의 빚을 졌다니, 대통령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지지층은 환호했다. 그 여파가 공천과정에도 이어졌다. 당내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국 내전’을 일으킨 변호사까지 전략공천하는 등 조국을 옹호하는 후보들이 공천권을 획득하지 않았나. 민주당이 총선에서 크게 이기면 조국 수호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다.

이를 총괄 기획한 인사는 이해찬 이낙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이다. 양 원장이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지만, 기형이다. 그의 취임 일성은 “민주연구원이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한 병참기지로서 역할을 하겠다. 좋은 인재가 차고 넘치는 당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였다. 병참기지 역할에는 충실한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인재’는 잘 보이지 않는다. 경제전문가도 찾기 힘들다. 한때 퇴출론까지 제기됐던 586그룹은 양 원장 덕분인지 대부분 생환했다. 양 원장이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보다 더 센 총괄선대위원장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당이 ‘친문·조국 선거’를 택한 데에는 문팬이라는 핵심 지지층만을 바라보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이 강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기도 하다. 야당복(福)은 덤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상승 중이다. 핵심 지지층이 뭉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치러질 4월 15일 총선에서 ‘문팬에 의한, 문팬을 위한’ 선거전략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유권자들이 답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진홍 대기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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