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치·이념화… 과격한 선동은 선교에 부작용”

국민일보

“한국교회 정치·이념화… 과격한 선동은 선교에 부작용”

[목사, 정치를 말하다] <2>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입력 2020-04-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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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가 지난 2월 18일 서울 아현동 사무실에서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미션라이프 유튜브 영상 캡처

김요한(전 새물결교회 담임) 목사가 대표로 있는 새물결플러스는 ‘벽돌책’이라 불리는 진지한 신학서적 붐을 끌어낸 출판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으로 군목을 지낸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적인 글을 써 호응을 얻고 있다.

-4·15총선, 어떻게 투표하면 좋을까요.

“한국교회가 너무 정치화되고 이념화돼 있다는 점부터 성찰해야 합니다.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죽음과 부활의 신앙고백이 일치하면 다른 부분은 관용하고 공존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다른 게 다 같아도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공격하고 증오합니다. 교회를 가짜뉴스의 온상, 슈퍼전염지로 만드는 반지성주의와 이념화도 극복해야 합니다. 그 위에 첫째로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약자를 아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할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전문가들, 남북의 공존 평화 협력 그리고 동아시아 평화벨트 구축에 헌신할 전문가도 필요합니다.”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 거칠지만, 맞는 소리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쓰실 때 내용물보다 그 그릇 자체가 깨끗한지에 더 관심을 두신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메신저가 잘못됐는데 메시지는 괜찮다는 말은 기독교인이 쉽게 할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목사 개인이 아니라 기독교인이 대규모 세를 이뤄 정치적 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민주공화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교회가 매우 과격한 방식으로 정권을 타도하자고 선동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전 목사가 신성모독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데도 단지 정치적 지향점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지지한다면 기독교의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무엇보다 다원화된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극우적 언행을 일삼는다면 전도와 선교의 문을 스스로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현대사는 민주화와 경제발전이라는 긍정의 역사인데 지금은 이념적으로 양극화돼 서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모습만 봐도 한국은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이념 세대 계층 지역 간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 가능성이 소실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100년간 식민지, 전쟁, 분단, 독재,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등 격동의 시기를 보내다 보니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자기성찰과 같은 심리적·문화적 힘을 배양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사소한 이슈에도 극단적으로 반응하고 강하게 충돌합니다. 사회 급변 과정에서 나뉜 정치적·경제적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여전히 동시대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도 갈등을 심화하는 측면입니다. 자기 시대의 아픔과 분노, 증오를 다음세대에 대물림합니다.”




-그 지점에서 교회의 역할이 있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이미지는 혐오와 배제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과거에는 6·25전쟁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이념적으로 배타적이었는데 2000년대 접어들면서는 정치 종교 성 계층을 가리지 않고 전투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시민사회 일반의 강한 반발과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회 통합에 일익을 감당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투쟁과 갈등의 모판 역할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과 성령의 능력을 회복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목회자로서 충고를 한다면.

“대통령 5년 단임제의 ‘87년 체제’에서는 어떤 대통령이든 집권 3년 차부터는 레임덕에 시달립니다. 이런 한계에도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5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에 반감을 가진 사람 못지않게 응원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는 의미입니다. 굳이 대통령께 당부를 드린다면, 임기가 2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그동안 벌여놨던 일의 경중을 가려 꼭 필요한 국가적 어젠다를 해결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진영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니까 더 많은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스킨십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