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심각한 이념 갈등은 예수 잘못 믿기 때문”

국민일보

“교회 내 심각한 이념 갈등은 예수 잘못 믿기 때문”

[목사, 정치를 말하다] <3>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입력 2020-04-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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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신당동 한 카페에서 총선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미션라이프 유튜브 영상 캡쳐

인명진(갈릴리교회 원로) 목사는 도시산업선교회 총무를 오랫동안 지낸 민주화운동의 증인이다. 1979년 YH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투옥되고 87년 6월항쟁에선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을 맡았다. 2006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은 이후 수차례 보수정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정치에 참여해오신 입장에서 요즘 교회 안의 이념 갈등 어떻게 보시는지요.

“옛날에는 반정부 시위를 하면 반정부 구호만 외쳤는데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집회에 이르러선 종교적인 언어로 바뀌었어요. 당을 만들고 정치세력화했습니다. 정치와 종교가 뒤섞여버렸어요. ‘문재인 대통령 하야가 하나님의 뜻이다’, 이건 너무 나갔습니다. 그분들이 교회에서 다수이거나 주류는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만들었어요. 수백만명 수천만명 모여도 장관 하나 바꿀 수 있을진 몰라도 대통령은 하야 안 합니다. 탄핵, 난 반대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반대했어요. 비정상적이에요.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있었습니까. 사람들의 마음이 다 갈라졌어요. 문 대통령 탄핵하면 또 안 모일 것 같습니까. 끊어야지, 어디선가.”

-어떤 기준으로 한 표를 행사해야 할까요.

“이번 총선거와 2년 뒤 치러질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방향을 결정하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중요한 선거입니다. 역사의 분수령이 될 거라고 봐요. 지연, 학연, 종교로 투표해선 안 됩니다. 훌륭한 사람을 뽑자고 하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도 국회에 들어가면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습니까. 그게 현실입니다. ‘정당을 보고 찍어야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해요. 기독교인들은 뱀같이 지혜롭게 전략적인 투표를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세력, 어떤 당이 더 강해져야 하는가, 거기에 투표를 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이념 갈등이 심각해 목회자들도 힘들다고 합니다.

“예수를 잘못 믿어서 그래요. 기독교는 절대 보수일 수도 없고 진보일 수도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절대화됩니까. 소금이 된장찌개에도 들어가고 미역국에도 들어가듯 교회는 보수가 되기도 하고 진보가 되기도 하는 겁니다. 성경의 진리 앞에 이념은 상대화해야 합니다. 그러면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치 쪽에서는 왜 싸우는 걸까요.

“정치인들이 조장하는 것 아닙니까. 국민을 분열시키고 자기편으로 만들어내려는 정치인들의 놀음에 우리가 놀아나는 거 아니겠나 싶어요.”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진 느낌입니다.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이나 경제를 발전시킨 분들이나 나라를 위해 기여했는데 서로 포용하기보다 배척합니다.

“교회가 역할을 제대로 못 해서 그렇습니다. 지금 세 귀신이 우리나라에 판을 칩니다. 이념 귀신, 물질주의 귀신, 이기주의 귀신. 이 세 귀신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합니다. ‘돈이 제일이다’ ‘우리 식구가 제일이다’ ‘내가 제일이다’ ‘보수가 제일이다’ ‘진보가 제일이다’ 이런 게 하나님보다 앞서 있잖아요. 이게 우상 아닙니까. 하나님을 제일로 섬기도록 가르치고 이런 귀신을 내쫓는 게 교회가 해야 할 일인데 지금 우리 교회가 오히려 그 귀신에 물들어있잖습니까. 오늘의 이 결과에 대해 저도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죠. 참 부끄럽습니다.”

-교회가 앞으로는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제일 타격을 입는 게 교회일 겁니다. 엄청난 변화가 올 거예요. 우선 교인 수가 급감할 겁니다. 이 틈에 반기독교세력이 교회를 탄압하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교회가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니까 역사가, 조금 더 나가자면 하나님께서 교회가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 임기가 2년쯤 남았습니다. 조언이나 충고를 주신다면.

“대통령 취임사를 듣고 감동했어요. 대통령께서 취임사를 집무실과 침대 맡에 붙여놓고 일 시작할 때, 점심때, 집에 가서 주무시기 전에 한 번씩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대했던 사람들도 다 우리 국민이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의롭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광화문에 나와 국민과 대화하겠다, 야당과도 만나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취임사를 들을 땐 ‘야, 이거 역시 문재인이지, 박근혜는 탄핵했어야지’ 생각했는데, 요즘 많은 사람이 이렇게 정치하려고 탄핵했느냐는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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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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