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예산부터 세우는 교회… “선교는 후원 아닌 동역”

국민일보

선교예산부터 세우는 교회… “선교는 후원 아닌 동역”

[건강한 미주 한인교회를 가다] <6> 워싱턴 성광교회

입력 2020-04-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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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워싱턴 성광교회 목사가 2016년 12월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있는 교회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있는 워싱턴 성광교회(임용우 목사)는 96명의 선교사와 70명의 협력선교사를 파송한 선교 중심 교회다. 1년 예산이 300만 달러(약 37억원)인데, 절반을 선교비로 지출한다. 미국 남침례교단에 소속된 버지니아주 1600개 교회 중 가장 앞서나가는 6개 교회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역동적이다.

임용우(67) 목사는 대구 출신으로 1974년 이민을 왔다. 회계법인을 운영했는데 수입이 미국 상위 5% 안에 들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 30대 때 아내 손에 이끌려 교회에 처음 출석했다. 그는 교회 회계 업무를 맡고 건축위원장을 하다가 기도원에서 강력한 성령체험을 했다.

임 목사는 “워싱턴DC 부근 안나산기도원에서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내 양을 치라’는 음성을 주셨다”면서 “그때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는 다니엘서 12장 3절 말씀도 주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하나님이 주신 교회명이 별과 같이 빛나는 교회, 성광(星光)교회였다”고 설명했다.

평신도 신분이었던 그는 담임목사가 부재한 가운데 집사 대표로서 교회 행정 전반을 살폈다. 전통적 교회이다 보니 구역모임은 한 달에 한 번밖에 갖지 않았고 직분자조차 십일조를 하지 않던 교회였다.

임 목사는 “교회가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8명의 안수집사를 모아놓고 ‘성경대로 하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나중에 가서 판단하고 일단 목자 모임부터 하자’고 했다”면서 “그랬더니 수요예배에 전체성도 중 95%가 출석하고 교회 예산의 20%가 증가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1년 하나님의 응답에 따라 돈 한 푼 없이 장년 28명과 함께 미국교회를 빌려 예배를 시작했다. 현재 사용하는 예배당은 2002년 미국교회에서 100만 달러(약 12억3600만원)에 인수했다. 70년 역사의 전통적 교회였는데, 노인 30명만 남은 허름한 교회였다.

임 목사는 “당시 미국 성도들은 최소 350만 달러(약 43억2600만원)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었는데, 우리가 모을 수 있는 돈은 100만 달러였다”면서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자 ‘왜 믿는 사람들이 돈을 갖고 장난치느냐. 이유가 뭔지 한번 들어나 보자’며 호출을 하더라”고 했다.

그는 미국 성도들 앞에서 이렇게 설득했다. “여러분이 예배당을 500만 달러에 매각한다고 칩시다. 천국에 가면 주님께서 ‘돈 많이 받았다’고 칭찬하실 것 같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건물은 필요한 사람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모든 교회가 주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광교회는 200명의 한국 성도가 예배당이 없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건물을 주시면 여러분이 평생 소예배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예배당은 성광교회로 넘어왔고 새벽기도회 때마다 주차장 300면이 가득 차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임 목사는 “미국 성도들이 훗날 ‘미국교회가 70년 전 부흥할 때의 감격과 영광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줬다’면서 고마워했다”며 “예배당을 사실상 거저 받은 우리도 3년간 몽골교회가 자립해서 나갈 때까지 공간을 배려해줬다”고 설명했다.

임용우 목사가 선교중심의 공동체를 지향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교회는 선교예산을 가장 먼저 잡는다. 임 목사는 “교회가 커지면 여러 비용이 늘어나고 선교예산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성광교회는 그것을 막기 위해 선교예산부터 세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아이와 청소년 부서 외에는 필요한 재정을 자급자족한다”면서 “교회는 음식을 먹으러 오는 곳이 아니며 말씀을 듣고 은혜받으러 오는 곳이다. 그렇기에 ‘음식은 집에서 잘 먹고 선교를 위해 교회에선 한 끼 금식해도 된다’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의 재정은 놀고 먹는 데 쓰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본질적 사역인 복음 전도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2006년부터 성광선교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내년이 8회째인데, 128명의 선교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목장별로 파송 선교사의 항공권과 숙식, 선물 일체를 담당한다.

임 목사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선교사를 후원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실제론 동역의 개념이 맞다”면서 “후원한다는 개념을 가지면 선교사들이 매번 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선교는 바깥에 있는 사람과 안에 있는 사람이 동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목회철학을 갖고 있기에 교회 재정의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선교와 구제에 사용한다. 그는 “기독교는 퍼주는 종교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 안에서 준다면 반드시 하나님이 채워주신다”고 확신했다. 이어 “성도들에게 늘 ‘하나님께 인생을 투자하는 것이 가장 값진 일이다.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라면 인생의 목적이 복음 전도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면서 “그렇게 살다가 주님 앞에 선다면 그것이야말로 크리스천에게 최고의 삶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폴스처치=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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