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띄워 보낸 요게벳 어떤 맘이었을까 그 절절함 곡에 담았죠”

국민일보

“모세 띄워 보낸 요게벳 어떤 맘이었을까 그 절절함 곡에 담았죠”

‘요게벳의 노래’ 작사·작곡한 염평안씨

입력 202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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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송라이터 염평안씨가 최근 경기도 용인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요게벳의 노래’ 작사 뒷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용인=송지수 인턴기자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의 이름은 성경의 수많은 구절 속에서도 딱 두 번 등장한다. 100일도 안 된 아들을 갈대상자에 넣어 떠나보내는 큰 사건에서도 요게벳의 이름은 ‘레위 여자’ ‘그 여자’로만 나온다. 그런 요게벳에 관심을 둔 이가 있다. CCM ‘요게벳의 노래’로 알려진 염평안(40)씨다. 5일 현재 유튜브 영상 누적 조회수 383만뷰를 기록한 이 곡의 시작은 “어떤 맘이었을까”라는 물음이었다. 염씨를 최근 경기도 용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요게벳의 이야기로 곡을 쓴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셋이다. 둘째와 셋째는 쌍둥이 자매인데 체중 1.5㎏ 미만의 미숙아로 태어났다. 조산 위험이 있어 아내가 임신 24주 때 입원했는데 29주 5일째에 아기가 나왔다. 아내가 5주를 버틴 셈인데 하루를 더 지내면 아이가 잘 태어날 확률이 더 높아지니까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그 하루가 정말 감사했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뇌출혈이 있어서 중환자실로 갔다. 그렇게 40일 넘게 더 있었다. 아이들이 미숙아로 태어나다 보니 폐가 덜 발달해 무호흡증을 일으키곤 했다. 너무 무서웠다. 그러면서도 아무 노력 없이 숨 쉬고 자라고, 살아가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는 걸 느꼈다. ‘부모로서 아이들의 참 보호자, 주관자가 될 수 없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다. 최에스더 사모가 쓴 ‘성경으로 아들 키우기’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 한 번도 주목하지 않았던 요게벳을 만났다. 책에 나온 ‘하나님께 맡기라’는 말이 위로가 됐다. ‘아이들이 참 부모이신 하나님을 만나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노래로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 ‘요게벳의 노래’ 가사 몇몇 구절은 책 내용 거의 그대로 썼다. 그래서 최 사모의 이름도 작사가로 올렸다.”

-쓰면서 특히 더 애착이 간 가사가 있나.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사는 ‘어떤 맘이었을까’다. 핵심 메시지는 아니지만, 노래의 시작이 바로 이 가사였다. 요게벳이 모세를 가졌을 때는 애굽왕 바로가 히브리 남아 말살 정책을 펼치던 때다. 요게벳은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초조했을 것이다. 미리 성별을 알던 시대도 아니었고. 바로의 눈을 피해 숨기고 숨기다 모세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요게벳의 심정은 어땠을까. 아이를 떠나보내려 갈대상자를 만드는 게 얼마나 가슴 미어지는 일이었을까. 혹시라도 물이 샐까 두려워 역청과 나무 진을 바르는 그 손이 얼마나 떨렸을까. 이렇게 어떤 맘이었을지 상상하며 가사를 써 내려갔다.”

-가사 시점이 바뀐다.

“노래 앞부분은 3인칭 시점인데 후렴구로 가면 1인칭으로 바뀐다. 제 다른 노래도 그렇지만 처음 생각은 성경 이야기를 노래에 담아보려고 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요게벳의 마음이 당시 우리 가정에 필요한 메시지였다. 요게벳을 바라보며 저와 아내의 고백을 담았다.”

-원래는 이 곡을 조찬미씨가 아닌 다른 이에게 부탁하려 했다고 들었다.

“아이가 있는 엄마가 부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느 공연에서 찬미 자매가 이 곡을 불렀는데 갑자기 감정이 복받쳤는지 엉엉 울더라. 무대에서 울거나 할 스타일이 전혀 아니라서 놀랐다. 끝나고 농담 삼아 ‘아이도 안 낳아봤는데 왜 울었냐’고 했는데 엄마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 그날 찬미 자매 엄마가 오셨다. 찬미 자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가 홀로 아이들을 키웠는데, 막막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서 퇴근길 교회에 들러 ‘하나님 이 아이들 키워주세요’라고 울면서 기도하고 집에 오곤 하셨다. 이 얘길 찬미 자매가 다 컸을 때 들려줬다고 한다. ‘요게벳의 노래’를 부르는데 ‘엄마가 이런 마음으로 기도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했다고 하더라. 엄마가 부르는 것도 좋지만 엄마의 마음을 딸이 헤아리면서 부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찬미 자매가 부르게 됐다.”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저는 음악적으로 자신이 없다. 전공도 프랑스어와 초등교육이었고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지도 않았다. 다행히 어렸을 적 배운 피아노로 생각한 멜로디를 악보로 그릴 수 있는 정도는 된다. 그렇게 습작처럼 노래를 만들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인사이트가 있으면 일기처럼 메모해 뒀다. ‘요게벳의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그 전에 만든 노래가 300개는 넘는 것 같다. 이 노래 대부분은 친구들 몇 번 들려주고 그걸로 끝이었다. 이렇게 계속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

-앞으로 계획은.

“최근 초등학교 교사직을 내려놨다. 휴직한 게 아니라 아예 사직서를 냈다. 이렇게 얘길 하면 다들 본격적으로 사역하는 거냐고 하시는데, 꼭 그렇다기보다 균형 있는 삶을 위해 내려놨다. 더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제가 찬양 사역자로서 이 일만 하길 원하실까 하는 확신은 없다. 그렇다고 이 일을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 뜻을 구하며 자연스럽게 나아가려 한다.”

용인=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