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편히 나눌수록 교회는 아름답게 성장

국민일보

삶을 편히 나눌수록 교회는 아름답게 성장

김중식 목사의 세상을 이기는 건강한 교회 <14>

입력 2020-05-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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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식 포항중앙침례교회 목사(앞줄 가운데)와 남자 리더 3팀 회원들이 지난 3일 교회에서 모임을 갖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교회는 사람이다. 사람을 세울 수 없다면 교회도 세울 수 없다. 사람을 세우다 보면 이 일이 정말 간단치 않다는 것을 절감한다. 도대체 사람은 어떻게 해야 도울 수 있을까. 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의 내면은 복잡하고 각기 다르다. 같은 성별과 나이에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도 만나보면 다 다르다.

특히 가정이 많이 무너진 요즘은 가정에서 받은 상처로 내면이 일그러지고 정서가 왜곡된 사람이 많다. 관계를 잘 못 하는 사람, 분노가 많은 사람,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 감정이 메마른 사람들이 있다. 중독에 쉽게 빠지는 사람,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 돈에 묶인 사람, 권위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 하나님을 왜곡하는 사람도 많다. 선뜻 이해하기 힘든 생각과 태도를 가진 사람도 있다.

정서가 왜곡된 사람은 관계 맺기부터 잘 안 되기 때문에 신앙 안에서 건강한 인격자로 세워가는 일이 더욱 어렵다. 안타까운 점은 갈수록 상처가 깊고 정서 왜곡이 심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닌 상처의 종류는 각기 다르고 왜곡된 영역도 달라서 사람을 돕고 세워가는 일은 정말 어렵다. 이들을 도우려면 그가 왜 그런 태도와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심리학 등의 발전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고 깊어졌다. 우선 사람을 묶어서 취급하지 않게 된다. 예컨대 20대 초반의 여자니까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든지 30대 남자니까, 50살 남자니까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사람은 나이와 성별로 규정할 수 없다. 인간 됨됨이는 나이와 성별이 아니라 각 사람이 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한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그 사람이 어떤 가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랐는지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50세 남자가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은 지난 50년 삶의 결과다. 그를 이해하려면 50년 삶이 어땠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 사람이 가진 상처와 왜곡의 원인이 어린 시절에 있다면, 그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린 시절을 알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유년부 1학년 어린이들이 성탄절 발표회 후 함께한 모습.

특히 0세에서 13세까지가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그 시기 가정의 분위기와 부모가 어떤 분이었는지를 알면 그 사람의 오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가 자라온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포항중앙침례교회는 새로운 사람이 오면 목자가 만나서 자라온 인생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목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또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물론 신뢰가 가는 만큼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교회에선 자신의 삶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다. 처음 나온 사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개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편안하게 한다. 처음에는 좋은 점만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아픔까지 나누게 된다.

목장별로 ‘잠포’라고 가끔 잠을 포기하고 밤을 지새우며 자신이 자라온 인생의 풀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잠포를 한 번 하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개인 양육을 할 때도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교회 안에서도 정서에 관한 부분을 많이 다룬다. 이렇게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서 서로 배려하고 수용하는 폭이 넓어졌다. 사람을 훨씬 잘 도울 수 있게 됐다.

사람을 이해하는 식견을 갖게 되면 상대뿐 아니라 스스로도 돌아보게 된다.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이해하게 되고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일들이 일어난다. 치유가 일어나면서 삶의 가치와 태도도 교정된다.

상처로 인한 정서의 왜곡과 망가짐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부끄러워하거나 감출 필요가 없다. 오히려 드러내서 공유할 때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 교회의 지체들은 아픈 가족사도 이야기하고 숨기고 싶은 자신의 과거도 다 이야기한다. 성적인 문제를 제외한 모든 이야기를 자신이 공동체를 신뢰하는 만큼 공유한다. 공동체의 분위기가 비난하거나 정죄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유할 때 자유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깊은 내면을 드러내면서 자신을 이해하는 일과 치유, 진정한 삶의 변화가 나타난다. 래리 크랩이라는 유명한 상담학자가 말한 것처럼 삶이 깊이 공유되는 교회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임이 확실하다.

인간 이해와 관련해 성도들은 ‘가족상처 회복하기’(기독교 문서선교회)를 필독서로 읽는다. 저자는 로버트 맥기 박사이며 역자는 권은혜 박사이다.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이 책을 두 번째 공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공부해 왔던 어떤 교재보다 탁월하다. 그동안 이 부분을 다루는 좋은 교재를 찾기 힘들었는데 감사하게도 2019년 번역이 되었다. 이 책을 공부하면서 많은 성도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 치유를 경험하고 있다. 가정에서 관계와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관계도 많이 회복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을 이해할 때 치유가 일어나고 치유가 일어날 때 비로소 사람이 세워진다.

김중식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