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감 이채필 특별한 외출

국민일보

[단독] 수감 이채필 특별한 외출

장녀 결혼에 4일간 구속집행 정지

입력 2020-05-13 04:05

이명박정부 시절 ‘노동조합 와해 공작 사건’에 연루돼 수감 중인 이채필(사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주 서울구치소에서 잠시 나와 장녀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는 일가친척과 친구들이 모인 결혼식에 참석한 뒤 지난 10일 다시 수감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6일부터 4일간 이 전 장관의 구속집행을 정지하기로 지난달 28일 결정했다. 잠시 석방됐던 이 전 장관은 지난 주말 딸의 결혼을 지켜본 뒤 10일 서울구치소에 다시 수감됐다. 검사 측은 이 전 장관을 재수감했다는 통지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1일 공판에 출석, 피고인석에 앉았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양가 친지와 친구들이 모인 결혼식이었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주변에 별다른 말을 남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의 부인은 이 전 장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가 보낸 편지글을 올려 뒀다. 그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의연한 모습을 전하며 “소싯적 군대 징병검사에서 불합격해 군에 가지 못한 한을 여기서 푼다고 생각하며 지낼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관가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혔다.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전염병 예방주사를 맞지 못했고,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장애를 갖게 됐다”고 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친 뒤 고용노동부에서 30년 이상 공직 생활을 했다.

이런 그는 국정원의 양대 노총 파괴 공작에 개입해 국고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가법상 국고손실)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그는 “없는 호랑이도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만들어진다”며 억울해 했다. 지난 2월 1심 법원은 이 전 장관을 향해 “청와대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국가정보원 측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며, 개인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장애를 딛고 공직에 봉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노동단체의 단결권을 보장하는 헌법상 책무를 지녔음에도 범행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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