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은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나

국민일보

기본소득은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나

‘소비자본주의와 기본소득’ 주제 NCCK 신학위 이야기 마당 개최

입력 2020-05-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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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신학위원회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기본소득 이야기마당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NCCK 제공

신학자들이 묻고 정책 전문가들이 답했다. 주제는 기본소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경험해 본 이때, ‘기본소득은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란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소비자본주의와 기본소득’ 이야기 마당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유튜브를 통한 ‘웨비나’(웹+세미나) 형태로 진행됐다. NCCK 신학위는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소비자본주의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굳건한 체제를 완성했고, 다수의 인류는 극소수의 소비를 위한 생산 전쟁에 내몰린 도구가 됐다”면서 “기본소득은 이런 소비자본주의에서 인간의 자아실현을 도울 수 있을까”라고 질문했다.

용혜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답변자로 나섰다. 그는 “고용을 전제로 한 복지국가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경제에서 일자리가 급격히 사라지는 현실부터 짚었다. 용 당선인은 “1962년 가장 중요한 회사였던 GM은 60만명을 직접 고용했던 반면, 2017년 페이스북은 직접 고용 노동자가 12만명에 그쳤다”면서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할 때 왓츠앱은 55명의 노동자만 고용했으며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사들일 때, 인스타그램엔 단지 13명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용 당선인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회에서 일자리 중심의 복지국가 분배 정책은 작동되지 않는다”면서 “노동을 전제로 한 기존 사회안전망의 작동법과 다른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안은 기본소득이다. 그는 “토지 빅데이터 자연 등 누군가의 것으로 특정할 수 없는 사회의 부를 ‘모두의 것’으로 설정해 여기서 발생하는 이윤을 모두에게 배당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현금 지급하는 방식의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역시 일의 형태는 다변화되는데 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사회보장의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세미나에선 코로나19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의 비교도 있었는데, 재난지원금이 일회적이고 특별한 경우라면 기본소득은 지속성을 바탕으로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새 기회를 부여하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NCCK 신학위는 지난해부터 기본소득 세미나를 지속하며 구약과 신약 속에 담긴 근거를 찾고 빈부격차 해소와 기후위기 대처를 위한 대안을 논의해 왔다. NCCK는 기본소득 관련 특별위원회 설치를 검토하는 한편 앞선 논의들을 모아 오는 9월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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