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한글시장·여수벽화마을… 이색 골목 매력에 빠져 보세요

국민일보

여주한글시장·여수벽화마을… 이색 골목 매력에 빠져 보세요

관광공사 추천 5월 가볼만한 곳

입력 2020-05-13 20:43 수정 2020-05-13 21:59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색 골목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투박한 길모퉁이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까지 들게 한다. 사진은 세종대왕과 함께하는 경기도 여주 한글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는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색 골목 여행지’ 6곳을 5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경기도 여주 한글시장, 강원도 원주 미로예술시장, 충남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 전북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 전남 여수 고소동 천사벽화마을,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이 포함됐다.

세종대왕과 함께하는 여주한글시장

여주한글시장에는 이색 벽화골목이 있다. 세종대왕 탄생부터 즉위, 업적 등을 재미있게 그려놓은 곳이다. 아기자기한 벽화를 구경하며 세종대왕의 삶과 업적을 더듬어본다. 또 말뚝박기 같은 추억의 놀이를 담은 벽화도 있다. 생활문화전시관 ‘여주두지’는 여주 주민에게 들은 이야기와 채집한 물건을 전시한 공간으로, 소소하지만 따스한 사연을 만날 수 있다. 시장에는 소년 세종 동상과 인자해 보이는 세종대왕 동상이 포토 존이다. 부근에서 한글빵을 판다. 빵 위에 자음이 찍힌 찹쌀빵으로, 달콤하고 쫀득하다. 시장의 또 다른 재미는 한글을 발견하는 일이다. 바닥에 훈민정음이 새겨졌고, 하늘에 알록달록한 한글 작품이 걸렸다. 밤이 되면 루체비스타 조명 시설에 불이 들어와 색다르다.

뉴트로 분위기를 풍기는 강원도 원주 미로예술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길을 잃어도 괜찮아! 미로예술시장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개성 있는 상점이 늘어선 미로예술시장은 원주중앙시장 2층에 위치한다. 1970년 건립한 2층짜리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재건축 없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1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방치된 2층이 2010년대 들어 문화 관광형 시장과 청년몰 사업 등에 선정되면서 달라졌다. 공방과 카페, 문화 공간이 어우러져 뉴트로 분위기가 풍기는 시장으로 재탄생했다. 시장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4개 동으로 나뉜다. 각 동은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 가동은 오래된 양복점이나 금은방이 눈에 띄고, 다동은 체험 공간이 다양하다. 벽화, 조형물, 일회용 카메라 자동판매기 등 골목 곳곳에 숨은 재미를 찾아보자.

시간을 되짚는 감성 여행, 면천읍성

당진면천읍성(충남기념물 91호) 안에 터 잡은 성상리 일대는 ‘성안마을’로 불린다. 순천 낙안읍성(사적 302호)과 청주 상당산성(사적 212호) 마을이 우리나라 대표 성안마을로 꼽히는데,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은 분위기가 다르다. 성안엔 상당산성처럼 번듯한 식당도, 낙안읍성처럼 예스러운 초가도 없다. 대신 손때 묻은 집과 소박한 식당, 이발소, 전파상 등이 골목골목을 채운다. 시곗바늘을 반세기 정도 거꾸로 돌린 듯한 풍경은 무뚝뚝한 충청도 사내처럼 속 깊은 정이 느껴진다. 옛 면천우체국을 리모델링한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과 동네 책방 ‘오래된 미래’, 책방과 나란히 자리한 ‘진달래상회’는 이곳을 감성 여행지로 만든 주역이다. 미술관과 책방에는 예쁜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정기적으로 DJ가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전북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 한국관광공사 제공

즐거움이 꽃피다,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

익산문화예술의거리가 자리한 중앙동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작은 명동’으로 통했다. 일본식 지명 사카에초(榮町)가 오래도록 남아, 지금도 어르신들은 이곳을 ‘영정통’이라 부른다. 2000년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상권이 조금씩 옮겨 가면서 구도심은 위기를 맞았다. 이에 익산시가 낡고 버려진 상점을 문화 예술인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빌려줬다. 갤러리와 공방이 하나둘 문을 열고, 익산아트센터가 운영하는 ‘Go100Star’(고백스타)에 익산근대역사관까지 들어서면서 거리는 생기를 되찾았다. 근대의 뾰족한 삼각 지붕을 얹은 상가, 낡은 담벼락을 갤러리 삼은 흑백사진 등 골목 구석구석에 저마다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 선물처럼 숨어 있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된장짜장과 명장이 선보이는 빵까지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허영만 화백 작품의 주인공들로 채워진 전남 여수 고소동 천사벽화마을. 한국관광공사 제공

원도심의 정겨움, 고소동 천사벽화골목

오래된 자연부락인 고소동은 여수를 대표하는 벽화마을이다. 2012년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주민과 여수시가 힘을 합쳐 낙후된 달동네를 벽화마을로 변신시켰다. 진남관에서 출발해 고소동을 거쳐 여수해양공원까지 거리가 1004m에 이르러 천사벽화골목으로 불렀다. 현재 총 길이 1115m, 9개 구간으로 구성된다. 구불구불한 골목을 걷다 보면 이순신 장군을 기념하고 기리는 여수 통제이공 수군대첩비(보물 571호)와 타루비(보물 1288호), 마실 나온 주민, 바다를 바라보는 카페, 만화가 허영만 화백 작품의 다양한 주인공 등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모퉁이를 돌 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는 여수 앞바다와 돌산대교, 거북선대교 조망이 일품이다.

고고한 선비 정신, 남사예담촌

남사예담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가(古家) 마을로, 황톳빛 담장과 고택이 어우러져 골목마다 옛 정취가 잔잔히 배어난다. 산청남사리이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118호)에서는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 구조와 음양의 조화를 꾀한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으며, 유교 전통이 깃든 산청남사리최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117호)와 사양정사(경남문화재자료 453호)도 눈에 띈다. 하씨고가에는 산청 삼매 중 하나인 원정매가 있다.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사수천(남사천)을 건너면 국악계의 큰 별로 꼽히는 박헌봉 선생을 기념한 기산국악당, 백의종군하는 이순신 장군이 묵어갔다는 산청 이사재(경남문화재자료 328호), 유림독립기념관까지 두루 다녀올 수 있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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