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의연 의혹, 당이 조사하고 당사자도 공개해명하라

국민일보

[사설] 정의연 의혹, 당이 조사하고 당사자도 공개해명하라

입력 2020-05-18 04:02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출신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이 캐면 캘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불투명한 기부금 회계, 정부보조금 기재 누락, 쥐꼬리만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직접 지원, 개인 계좌를 통한 할머니 조의금 수수 등 기존 의혹에 더해 할머니들을 위한 힐링센터(쉼터)를 둘러싼 의혹까지 새로 제기됐다. 정의연은 2012년에 7억5000만원을 들여 경기도 안성에 쉼터를 마련했으나 너무 멀어 할머니들이 이용하지 못하자 지난달 매입가의 절반 수준인 4억20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쉼터 관리를 윤 당선인 아버지에게 맡겼고 인건비로 7500여만원을 지급했다. 정의연은 기부금에 손실이 난 점과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데 대해선 사과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인, 쉼터 예정지가 서울 마포에서 안성으로 바뀐 이유와 쉼터 조성 과정에 여권 인사가 개입한 배경에 대해선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은 열흘 전 처음 제기된 뒤 거의 매일 터져나오고 있다. 정의연이 낸 해명 자료만 14건이다. 정의연은 일부 의혹에 대해선 반박했지만 불투명한 회계나 쉼터 문제 등은 결국 사과했다. 의혹들에 대해선 고발이 이뤄져 향후 수사로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그렇다고 몇 달이 걸릴지 모를 수사 결과만 기다려선 안 된다. 이번 사안이 윤 당선인 개인하고만 연관된 게 아니고, 의혹이 더해질 경우 30년 여성 인권운동 역사는 물론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이를 감안하면 여당이 ‘친일 세력의 공세’라고 윤 당선인 옹호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 파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여당의 안일한 태도와 달리 국민들 사이에선 도덕적 우월성을 내세워온 진보 진영에서 돈 문제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것 자체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윤 당선인도 정의연의 해명 자료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직접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그래서 단순 회계 실수인지 국민이 판단하게 하고, 만약 처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진퇴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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