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 진상 규명으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길 열어야

국민일보

[사설] 5·18 진상 규명으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길 열어야

입력 2020-05-18 04:01 수정 2020-05-18 04:01
5·18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았다. 5·18은 신군부의 국가 권력 찬탈 기도에 목숨을 걸고 맞서 이 땅에 민주화의 씨앗을 뿌린 사건이다. 5·18 정신과 고귀한 희생은 이후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자양분이 됐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민주화의 문을 열었다. 김영삼정부 때인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매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열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이미 법적·역사적 평가가 끝났는데도 사회 일각에서 5·18의 정신을 부정하는 시대착오적 태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해 2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의원이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어 5·18의 의미를 왜곡·폄훼하는 ‘망언’을 쏟아낸 것은 단적인 사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16일 당시 의원들의 망언에 대해 유가족과 희생자에게 공식 사과했다. 뒤늦은 사과지만 그렇더라도 높이 평가할 일이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미래통합당도 5·18 정신이 국민 통합과 화합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며 5·18 민주유공자 예우법 개정안 처리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머물지 말고 통합당의 공식적이고 확고한 입장으로 세워 적극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5·18은 광주만의 것도, 진보세력이나 특정 정파만의 것도 아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다. 5·18이 진정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야 한다. 5·18 역사 왜곡에 대한 처벌 강화, 유공자 명예회복 및 보상도 중요하지만 진상 규명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과거 몇 번의 조사가 있었지만 조사 부실 및 비협조, 증거 인멸 등으로 핵심 의혹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초 발포와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의 경위 및 책임자, 민간인 집단학살의 진상과 암매장 장소, 행방불명자 실태, 북한군 침투 조작 및 성폭력 사건의 전말 등이다. 문서 파기 등 5·18에 대한 조직적 은폐 기도 여부도 밝혀야 한다. 진상을 규명하자는 게 상처를 들춰내고 반드시 단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은 진실의 토대 위에서 출발해야 가능하고 단단해질 수 있다. 지난 12일 본격 활동에 들어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책임이 막중하다. 통합당도 과거와 단절하려면 진상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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