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미향, 정치적·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일보

[사설] 윤미향, 정치적·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입력 2020-05-19 04:01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1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시절의 의혹에 대해 또 해명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 이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윤 당선인과 정의연은 해명을 반복했다. 그러나 정의연과 윤 당선인의 거듭된 해명은 논란을 불식시키기는커녕 또 다른 의혹을 낳았다. 윤 당선인의 이날 해명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석연찮은 본인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2012년 현대중공업이 지정 기부한 10억원으로는 서울 마포구에 위안부 쉼터를 마련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정도 액수면 당시 마포에 쉼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반박이 줄을 잇고 있다. 마포가 아니어도 서울의 다른 곳을 구할 수 있었는데 굳이 할머니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기도 안성에 쉼터를 만들 이유가 있었느냐는 거다. 현대중공업도 정의연이 마포에 쉼터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지정 기부했다. 설상가상 본인의 수원 아파트 매입 의혹 관련 해명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윤 당선인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사과는 너무도 당연하다. 문제는 사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적 책임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지면 그뿐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윤 당선인은 정치적, 도덕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는 곧 국회의원이 된다. 쉼터 관리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맡기는 등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그는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 미달이다. 윤 당선인은 자신을 옹호하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조차 권리당원들의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국민의 보편적 감정으로 이번 사태를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는 해명 과정에서 자신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비유했었다. 억울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물러난 이유에 대해선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유는 잘못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법적 책임을 다투기에 앞서 본인과 가족의 행위로 인해 불거진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지려는 데 있다. 거듭된 해명과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다수 국민이 수긍하지 못하는 건 윤 당선인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금배지를 달아 봐야 의미 있는 의정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앞으로의 정의연 활동에도 해가 될 뿐이다. 답은 나왔다.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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